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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ATI) 기업탐방] 서울문화재단 무대기자재공유센터(아트모아 기자단 5기 이수빈 기자)

작성자 : 곽송비 조회수 : 371 2025-10-09

[아티(ATI) 기업탐방] 서울문화재단 무대기자재공유센터




"나를 의심하지 않고 나아가는 게 중요해요"


'문화 영업사원' 리스테이지 서울의 최승혁 주임이

스스로를 소개할 때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이다.

서울문화재단 무대기자재공유센터 최승혁 주임



예술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무대를 직접 꾸미지 않아도 무대를 가능하게 만드는

또 다른 방식을 실행하고 있는 주인공이다.

비전공자로서 낯선 길에 발을 들인 그의 여정은

리스테이지 서울이라는 서비스가 가진 비전과도 닮아 있다.


열린 문화공간을 향한 도전, 최승혁 주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리스테이지 서울이 꿈꾸는 문화의 얼굴을 조금 더 선명하게 그려볼 수 있다.









서울문화재단 무대기자재공유센터 최승혁 주임





안녕하세요. 주임님.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와 맡으신 업무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하려고 하니까 좀 어색하네요. 저를 표현하는 게 이번에 새로 바뀌었는데, 문화예술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은 파워 긍정인 서울문화재단의 무대기자재공유센터 소속 최승혁 주임이라고 합니다. 

저희 부서가 공연 예술계에 친환경 실천을 전파하고 싶은 부서다 보니, 많은 기관과 단체에 이를 알리고 확산시킬 수 있는 영업사원이 필요한데, 제가 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화 영업사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 근무하고 계신 서울문화재단의 리스테이지 서울이 공연 의상 및 소품 등의 물품을 대여하는 서비스라고 알고 있는데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해주실 수 있나요?


공연 예술인만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공연물품 대여・위탁 서비스를 하고 있는 플랫폼입니다. 사실 공연 물품이 한 번만 사용되고 버려지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만들고, 폐기하는 것에 있어 금전적인 문제도 있지만, 환경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양질의 공연 물품을 수거해서 공연을 준비하시는 공연 예술인분들, 아니면 시민분들과 학생분들께서 편리하고 가성비 좋게 대여를 하는 그런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서울문화재단 무대기자재공유센터 리스테이지 서울



많은 공연 물품을 보관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물품을 보관하는 창고에 대해서 궁금해지는 것 같아요.


저희 창고는 현재 의상・소품 창고와 대도구 창고를 나눠 운영하고 있어요.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제한이 있어서요. 그래서 위탁을 받을 때도 꼼꼼하게 검수를 하고 있습니다. 대도구 창고는 폐관된 영어 마을에 공간을 지금 사용하고 있는데 여기가 창고는 아니에요. 그렇다 보니 공간을 이용하는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업무 효율과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이원화된 창고를 일원화하려는 논의를 계속 하고 있어요.



리스테이지 서울이라는 서비스가 공연 업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리스테이지 서울이 만들어진 배경이나 필요성에 대해 설명부탁드립니다.


서울시 문화 정책으로 공연 예술계의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고 계속해서 말이 나오고 있었어요. 공연 업계에서도 기후 위기 대응, 친환경 실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실제 연극인들이 공연 물품 대여 및 위탁에 대한 수요가 있으셔서 아마 이 사업이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물품을 계속 새로 사지 않고 재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그런 의견이 있었고, 그런 의견에 서울시가 반응을 했던 거죠. 제가 초창기 멤버가 아니다 보니 자세한 히스토리는 모르지만, 확실하게 느끼는 것은 ‘이건 정말 필요한 서비스다’라는 거죠. 공연 예술계에 있다 보면 너무 좋은 소품들이 버려지는 게 정말 많다는 걸 알게 돼요.



리스테이지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공연, 공유, 친환경이 중요한 키워드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중에서 중점으로 생각하시는 키워드가 있으실까요?


사실 다 너무 놓치기 아쉬운 키워드들인데요. 그중 하나를 꼭 뽑자면 ‘공유’인 것 같아요. 공유가 있어서 공연 물품이 재활용, 새활용이 되고 있다 보니까, 친환경으로 이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공유를 하려면 서울시 내에서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그 공유로 인해 가까워지고, 선순환적인 공유 문화가 저희가 생각하는 중요한 미션 중 하나이거든요. 그래서 공유가 저희의 큰 가치이자 더욱 확산시켜야 하는 키워드이지 않나 싶어요.



서울문화재단 무대기자재공유센터




공유와 친환경이 이렇게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네요. 리스테이지 서울의 친환경과의 연관성이 인상깊은 부분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혹시 이 친환경이라는 키워드를 유지하기 위해 확장하고 있는 사업이나 비전이 있으실까요?


저희가 친환경이라는 키워드를 위해 다른 사업을 따로 진행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이 친환경과 관련된 브랜딩을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꾸준히 가지고 있어요. 아무래도 저희 사업을 아직 모르는 분들도 많고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아직 이해하지 못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굳이 여기서 소품을 왜 빌려야 하는가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하시는 분들은 만족도가 굉장히 높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이 친환경 브랜딩을 더 강화해서 많은 분들이 이 사업의 필요성에 공감하시고 또 만족하실 수 있게 넓혀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제가 영업사원처럼 막 뛰어다니고 있는 거예요.



방금 질문과 비슷한 맥락일 수 있는데, 리스테이지 서울이라는 사업을 통해 공연 예술계가 이렇게 됐음 좋겠다 하시는 바람이 있으실까요?


현장에서 공연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친환경에 대한 논의가 함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바램이에요. 사실 공연 업계의 친환경이라는 것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해야지 실천할 수 있거든요. 지속 가능한 공연 창작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 같아요. 어쩌면 사소한 것일 수 있지만 이런 고민과 논의가 저희에게는 정말 큰 부분이에요. 이제 공연 기획 단계에서 소품이나 의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저희가 고려의 대상이 된다면 정말 큰 변화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환경이나 예산 부분에서도요.




서울문화재단 무대기자재공유센터 리스테이지



현장에 직접 가셔서 하는 업무도 있으신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실까요?


문화예술계는 루틴하게 일하는 게 거의 없거든요. 이 사업도 매일 새로운 이용자를 만나며 응대를 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단골이신 분들이 계세요. 이런 분들을 만나면 되게 반갑죠. 뭔가 더 챙겨드리고 싶고요. 사실 제가 이렇게까지 생각하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이런 부분도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그리고 저희와 ESG 파트너십을 맺은 단체들이 있는데 그중 연극제가 있었는데 그 주최사가 제 전 직장이라는 거예요. 간담회에서 제가 현재 있는 회사의 사업을 소개하고, 전 직장 팀장님, 본부장님을 만나 함께 협업할 거리를 찾으며 연결이 되는 것이 너무 재미있고 뿌듯했습니다. 제가 맡은 업무 덕분에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분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일을 하실 때 정말 즐기면서 하시는 것 같아요.


일부러 그렇게 하죠. 제 소개가 파워 긍정인인 것처럼요. 회사 자체에는 재미있는 게 별로 없잖아요. 그렇지만 이 안에서도 긍정적으로 나의 재미를 찾아가는 거예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니 미팅에 참석도 하고 커뮤니티에 나가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고 오기도 하고. 저를 발휘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만들어서 재미있게 지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리스테이지 서울에 대한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제 주임님의 개인적인 질문도 드려보려고 하는데, 주임님은 어떻게 하다가 예술계 쪽에 진로를 두게 되셨나요?


저는 원래 기계쪽 전공인 공대생이었습니다. 대학교 생활이 그리 재미있지는 않았아요. 학교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진짜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중 우연히 길에서 본 '대학생 문화기획단' 모집 전단지가 제 인생을 바꿨어요. 친구와 함께 설명회를 찾았고, 힙합 공연, 인디밴드 공연, 게임 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직접 기획하면서 큰 즐거움과 성취를 느꼈습니다.

이때 TV 에서 보던 사람들을 직접 보고, 대화할 수 있는 게 어렸던 저에게 너무 반짝반짝거렸어요. 그리고 주변에서 저를 생각하는 것도 좀 달라지는 느낌이었어요. 저는 정말 한없이 작고 말도 없는 사람이었는데, 이 일을 하고 나서는 제가 좀 커진 느낌이었죠. 그때부터 시작해서 저는 공연 예술로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관련 아르바이트, 대외활동을 정말 많이 했어요. 다만 기계 전공이다보니 취업 시장에서 전공과의 연계성이 전혀 없다는 점 때문에 서류에서 계속 떨어지기도 했죠. 

그 과정 속에서 인턴을 하게 된 KT&G 상상마당에서 10 주년 페스티벌을 한다고 경력직 채용공고가 떴을 때 일단 지원해 보았어요. 운이 좋게도 서류가 붙고 면접도 붙어 그 페스티벌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때 알게 되었죠. 좋아하는 것이랑 잘하는 것은 다른 거구나를요. 근데 이 성취감이 뭐에 비할 게 없었어요. 그 공연을 위한 무대가 세워지고 철수하는 과정을 지켜볼 때 살짝 울컥하더라고요. 그래서 진로를 이쪽으로 확정하게 되었어요.



도전하는 게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도전을 하고 거기서 또 길을 찾고 하시는게 대단하신 것 같아요. 그 이후에는 어떤 도전을 하셨나요?


이 길을 가기로 마음을 먹고, KBS 교향악단 공연기획자 채용에 지원했어요. 그런데 막상 면접장에 가보니 채용공고가 잘못 안내돼, 실제로는 국악관현악단 공연기획자를 뽑는 자리였던 거죠. 한참을 클래식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국악 관련 질문을 받아 너무 당황했지만, 초등학생 때 사물놀이패를 활동을 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면접을 봤죠. 뜻밖에도 합격했고, 이후 공연 기획하며 열심히 배우고 일했죠. 저는 사실 음악 장르에 약간의 편견이 있었는데, 이때의 경험으로 그런 시선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이후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일을 잠시 쉬게 되었고, 아는 분의 권유로 문화재단에서 문화기획 일을 해보라는 제안을 받았어요. 그렇게 마포문화재단을 거쳐 용인문화재단에서 클래식 공연, 연극, 토크 콘서트 등 다양한 분야의 커리어를 쌓으며 지금의 서울문화재단에 넘어오게 되었죠. 






공연 기획 업무를 주로 해오시다가 서울문화재단으로 이직하면서 현재는 무대기자재공유센터에서 다른 성격의 일을 하고 계신데요. 공연 기획이 아닌 업무를 맡게 된 과정과, 처음 이 변화를 마주했을 때 느낀 점이 궁금합니다.


사실 제가 특별히 선택한 건 아니었어요. 문화예술 기획 업무로 지원했는데, 입사하니 이미 팀이 정해져 있더라고요. 그래서 서울문화재단에 오면서 자연스럽게 무대기자재공유센터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공연 기획이 아닌 다른 업무라 많이 당황했지만, 긍정적인 성격 덕분에 "여기서 내 역할을 찾자"라고 바로 마음을 먹었어요. 팀장님도 제 성향을 파악하시고 기획적인 일을 맡길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셔서 대학로 센터 시절에는 팝업 홍보 부스를 기획하거나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여러 활동을 하며 경험을 쌓았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화 '영업' 같은 업무도 재미를 붙였고요.

이 과정을 통해 리스테이지 서울 사업을 이해하게 되었고, 공연 기획과 완전히 동떨어진 일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공연 기획에 필요한 소품을 다루는 사업이기 때문에 앞으로 다시 공연 기획을 하게 될 때도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결국 문화예술의 여러 분야가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몸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주임님의 말씀을 들어보니까, 이런 직무에서 일을 할 때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새로운 걸 잘 받아들이는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주임님이 생각하시는 ‘이건 진짜 중요해!’라고 생각하시는 역량이 있을까요.


원래 이런 건 대부분 소통 능력을 말하는데, 방금 말씀하셨다시피 새로운 걸 잘 받아들이는 마음이 정말 중요해요. 사실 되게 허황해 보이고 명확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요. 문화예술계에서 일하는 건 멘탈 싸움이라고 할 정도로 멘탈을 잘 잡는 게 정말 중요하거든요. 문화는 일반 시민분들도 많이만나게 되잖아요. 그래서 멘탈 관리를 하는 자기만의 노하우도 필요해요. 특히 저희 재단은 순환 근무를 하거든요. 어떤 부서로 가게 될지 몰라요. 갑자기 축제를 기획하게 될 수도 있고, 공연을 기획하게 될 수도 있고, 공간을 관리하게 될 수도 있죠. 그래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람은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그래서 긍정적이게 나에게 온 상황들을 수용하고 해결할 수 있는 임기응변이 중요한 역량인 것 같습니다.



주임님의 커리어를 들어보았는데, 같이 일하시는 팀원분들의 배경도 궁금합니다.


문화예술계라고 해서 다들 문화예술계의 배경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지금 일하시는 분들도 보면 영화제 기획하셨던 분, 하우스 매니저 하셨던 분, 배우이셨던 분들도 있고요. 저만해도 이미 공대생이었다가 공연 예술계에서 일하고 있으니까요. 오히려 다양한 분야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때도 많아요. 



너무 흥미롭고 유익한 이야기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문화 예술계에 취업을 하고 싶은 비전공자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단 저를 빗대어서 이야기하자면 포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저는 제가 가는 길을 의심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물론 이 길이 시작할 때는 상대적으로 급여가 낮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원하는 것을 하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거죠.실제로 저를 보고 회사를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친구도 있어요. 저는 제 일을 하면서 의심하지 않고 그 길을 걸어왔거든요. 물론 서류도 다 떨어지고, 경력을 적으면서 알바 경력까지 쓰는 스스로에 한없이 작아지는 순간도 있었죠. 그래도 계속 도전하고 극복하면 결국에는 다 되기는 해요. 저는 제가 지금 일하고 있는 서울문화재단도 정말 많이 떨어져 봤어요. 서류조차 통과 못 했을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일을 하고 있죠. 한마디로 말하자면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기회가 온다’ 이게 제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 같아요. 그리고 관련 대외활동, 알바 많이 해보세요. 문화예술계에서 살아남는 방법도 배울 수 있고, 면접 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생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