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탐방
[아티(ATI) 기업탐방]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아트모아 기자단 5기 홍수민 기자)
[아티(ATI) 기업탐방]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를 움직이는 또 하나의 중심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한지현 컴퍼니 매니저
'무용' 같기도 하고, '무용'같지 않기도 한 자유롭고 유쾌한 무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공연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보는 이의 감각을 깨운다.
그리고 연습실의 땀방울이 무대 위의 결실로 맺어지길, 관객에 닿길 잇는 자가 있다.
한지현 컴퍼니 매니저는 무용수들이 온전히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단체의 운영을 함께 이끈다.
공연의 설계부터 협업처와의 조율, 그리고 한강 야외 무대 설치까지.
예술과 사무의 경계를 넘나들며 무대를 뒷받침하는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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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한지현 컴퍼니 매니저
매니저님의 간단한 이력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저는 현대무용을 전공했고,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를 졸업했습니다. 졸업을 앞둔 4학년 때 졸업작품을 준비하면서 ‘기획’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무용을 전공한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전문무용수지원센터의 직업 전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3개월간 교육을 받고 시험을 거쳐 세종문화회관 예술교육팀에서 6개월간 인턴으로 근무했습니다.
인턴을 마칠 즈음,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SNS에서 기획 어시스턴트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게 되었고, 배운 것을 실무에 적용해 보자는 마음으로 지원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2023년 1월 2일부터 앰비규어스에서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고, 현재 3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는 어떻게 처음 알게 되셨고, 입단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중학교 시절, 무용학원에서 외부 공연 관람을 다니던 중 처음으로 앰비규어스의 공연을 보게 되었어요. 당시 예고 입시를 준비 중이었는데, 앰비규어스의 무대는 너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분명 무용 같으면서도 기존의 무용과는 전혀 다른, 굉장히 자유롭고 멋진 무대였거든요. 오히려 내가 배우던 무용보다 나와 더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앰비규어스를 팔로우하고 있었습니다.
대학교 재학 중에 앰비규어스의 공연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 그때는 또 다른 방식으로 큰 인상을 받았어요. 무용수로 입단하고 싶었지만 오디션 기회가 드물었고, 당시 저는 사회 초년생이었기에 기회가 닿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중 SNS에서 기획 어시스턴트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고, 제가 세종문화회관 인턴을 막 마친 시점과도 맞물렸습니다. 운명 같았어요. 그 계기로 지원해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Sanghoon Ok_<피버 fever> 스틸컷
앰비규어스는 관광청이나 브랜드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많이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들은 어떻게 이루어지며, 자체 공연과 협업 사이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협업 프로젝트의 경우 감사하게도, 외부에서 먼저 연락을 주시는 편입니다. 일정과 조건이 맞고, 앰비규어스만의 방식으로 재미있게 소화할 수 있겠다고 느낄 때, 협업이 성사되는 편입니다.
공연이든 협업이든 ‘사람이 사람과 소통하는 일’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라고 생각하지만, 협업의 경우 예술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상황에서 다소 예술가 입장에서 불편할 수 있는 요구들이 들어올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제가 중간에서 조율하고, 예술가의 창작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설명하고 설득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컨대 창작의 영역을 침해하는 요구가 있을 경우, 그 선은 분명히 지켜야 하니까요.
외부 요청과 단체의 예술적 비전 사이에서 충돌이 생길 때는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현재 저는 ‘컴퍼니 매니저’ 직책을 맡고 있고, PD는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로 예술감독님의 의견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집니다. 감독님은 “이 작업, 재밌을까?”라는 기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무용수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작업이라면 공연이든 광고든 장르에 관계없이 진행하는 편이에요.
저 또한 감독님의 판단을 존중하고 따르되, 작업 도중 예술적인 경계를 침범하는 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조율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예술가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요구는 걸러내고, 필요 시 설득하며 기준을 재정비해서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Gunu Kim-Low Res_amdaco 2024
작품을 완성시키기까지 음악, 의상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이 있을 것 같아요. 양질의 협업을 관리하시는 팁은 무엇일까요?
저희는 각 분야별로 오랜 기간 함께 작업해 온 전문가들이 계세요. 의상 디자이너, 음악 감독, 그리고 공연 때마다 함께하는 무대·조명·음향 감독님이 계시는데요, 특히 이 다섯 분은 앰비규어스의 취향을 가장 잘 아는 분들이라 소통이 매우 원활합니다. 제가 합류하기 전부터 함께해오신 분들이라 오히려 제가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았어요. 특히 기술 감독님들은 단체와 함께한 시간이 10년이 넘는 분들이라 제 상황을 잘 이해해주시고, 실무적으로도 조언을 아끼지 않으세요.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연습실 내부
앰비규어스는 늘 독창적인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단체 내부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저는 ‘연습’이라고 생각해요.
앰비규어스는 ‘컴퍼니’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말 직장처럼 성실하게 연습을 진행하는 곳입니다. 공식 연습 시간은 월·화·목·금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이고, 그 전후로도 개별 연습이 이어져요. 예술감독님께서는 공연보다 연습을 더 중요하게 여기시는 ‘연습 벌레’에 가까우신 분인데요, 저의 근무시간 또한 연습에 맞춰집니다.
무용수들도 굉장히 성실하게 참여해요. 보통 10명 이상이 연습에 참여하며, 하루에도 3~4개의 공연을 병행해서 준비하다 보니 작품별로 시간을 나누어 연습합니다. 단톡방으로 스케줄이 공지되면, 각자 캐스팅된 무용수들이 시간에 맞춰 자유롭게 오고요. 공식 연습일이 아닌 수요일에도 자발적으로 나와 연습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저도 제 자리에 앉아 일하다 보면 땀 흘리는 무용수들의 모습을 보며 자극받곤 합니다. (웃음)

좌 2025 예술의 전당 <바디콘서트> MD 판매 사진 / 우 ⓒTae_2024 페스티벌 사진
현재 공연예술계엔 다양한 홍보 전략들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앰비규어스는 어떤 방식으로 단체를 알리거나 수익을 창출하고 있나요?
현재 저희 단체는 공식 홈페이지가 없습니다. 이 부분이 제 개인적인 과제이기도 한데요, 단체의 역사가 길고 아카이빙해야 할 콘텐츠가 너무 방대하다 보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기준을 세우는 일이 쉽지 않더라고요.
대신 굿즈 제작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작년부터는 보다 주기적으로 제작해오고 있고요. 현재 지역 투어 중인 작품에서는 현장 굿즈 판매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판매도 진행하고요. 온라인으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단체가 아이돌은 아니다 보니 팬덤 기반의 수익은 크지 않지만, 공연을 보고 감동을 받은 관객들이 기념처럼 굿즈를 많이 구매해 주세요. 단순한 수익 창출보다는 관객과 감정을 공유한 ‘증거’로 남는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컴퍼니 매니저라는 직무는 창작과 행정 모두를 아우르는 역할인데, 그 사이에서 느끼는 매력과 어려움이 있다면요?
가장 큰 매력은 정말 다양한 일을 해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프로젝트마다 처음 접하는 영역이 많아서 늘 배우는 재미가 있어요. 예를 들어 한강에서 야외 페스티벌을 열었을 때 직접 극장을 세운 경험이 있는데, 자재 업체나 지게차 업체와 소통하며 많은 걸 배웠습니다. 이런 걸 언제 해보겠어요. 결과물이 나왔을 때의 뿌듯함은 말할 수 없죠.
반대로 고충은 창작과 실무가 완전히 다른 영역이기에 양쪽 모두를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예산을 짜려면 작품을 알아야 하고, 작품을 기획하려면 예산 구조를 이해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한 사람이 전반을 아우르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저희 단체의 경우 무용수와 안무가는 창작에, 저는 실무와 홍보에 집중하는 구조라 시너지가 잘 나오는 편입니다.
앰비규어스에서 근무하시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저는 무용 전공자이지만 사회에 나와 프로 무용수로 활동한 경험은 없었어요. 그런데 올해 3월,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바디 콘서트’ 15주년 공연 준비 과정에서 잠시 무대에 오르게 되었어요. 중학생 때 처음 본 작품이었기 때문에 감회가 무척 새로웠고요. 물안경과 모자, 의상을 입고 무대에 섰는데 아무도 제가 누군지 모르니까 편하더라고요. (웃음) 그 경험을 통해 프로 무용수들의 마음을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고, 이후 대대적인 예술의전당 기획 공연 준비에 더 몰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Tae_2025 예술의 전당 <바디콘서트> 단체사진
오는 11월에 예정된 ‘<더 벨트>’ 공연을 준비하며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제 개인적인 목표는 “예술의전당 <바디콘서트> 기획 공연 때보다 더 잘해보자”예요. 지난 공연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에 이번에는 더 현명하게 준비하고 싶습니다.
특히 ‘<더 벨트>’는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앰비규어스의 신작이기 때문에, 관객분들이 어떤 감상과 반응을 갖고 돌아가실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어요. 홍보와 티켓 판매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관객과 작품이 만나는 접점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 집중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연예술계 진입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공연을 많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다양한 공연을 보면서 자신만의 취향과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술은 형태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실무 현장에서 다룰 때엔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럴 때 자기만의 관점이 있다면 훨씬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요. 또한 다양한 예술을 접하며 방향성을 확립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예술계에서 일하다 보면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지만, 그 안에서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고 깊게 파고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