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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ATI) 기업탐방] 서울시 문화본부 문화정책과 (아트모아 기자단 5기 김예준 기자)

작성자 : 곽송비 조회수 : 627 2025-10-27

[아티(ATI) 기업탐방] 서울시 문화본부 문화정책과




보이지 않는 가치를 보이는 매력으로,

'문화정책'은 어떻게 시민의 마음을 얻는가.

前 서울시 문화본부 문화정책과 김두리 주무관




‘문화’라는 단어는 때로 막연하고

 ‘정책’이라는 단어는 종종 딱딱하게 다가옵니다.


그렇다면 이 둘이 합쳐진 ‘문화정책’은

어떻게 시민들의 바쁜 일상에 스며들어 살아있는 경험이 될 수 있을까요?


그 중심에는 보이지 않는 정책의 가치를 손에 잡히는 매력으로 바꾸는 

‘문화정책 홍보’ 담당자의 고민과 노력이 있습니다.


‘정보의 전쟁터’, ‘트렌드의 격전장’. 오늘날 대한민국 홍보의 세계를 일컫는 말입니다. 

수많은 지자체가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각자의 ‘결정적 한 방’을 고민하는 지금,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문화정책은 어떤 목소리로, 어떤 방식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있을까요?


정보 전달을 넘어,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고 시민의 자부심을 키우는 일.

서울시 문화정책 홍보의 최전선에 있었던 김두리 주무관을 만나,

시민의 마음을 얻기 위한 소통 기술과 철학,

그 이면의 생생한 실패와 성공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서울시 문화본부 문화정책과 김두리 주무관(현 문체부 국민소통실 전문경력관)




간단한 자기소개와 현재 맡고 계신 역할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시 문화본부 문화정책과(현 문체부 국민소통실 전문경력관)에서 정책 홍보 업무를 맡고 있는 김두리 주무관입니다. 우리 서울시의 문화정책이 시민분들의 귀와 마음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둘 사이를 잇는 연결다리 역할을 한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비전 2030’의 거시적 메시지와 ‘서울청년문화패스’ 같은 즉각적인 혜택을 주는 정책은 성격이 다른데요. 이 둘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연결해서, 서울시 문화정책의 일관된 그림을 전달하시나요?


‘비전 2030’은 2021년 9월에 발표한 정책과제예요. 보통 이런 중장기 정책은 5년에 한 번씩 발표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은데요, ‘앞으로 우리 시의 정책을 큰 틀에서 어떤 흐름으로 이어나가겠다’ 하는 방향을 잡는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지금 문화 분야의 큰 목표는 ‘글로벌TOP 5 문화도시’가 되는 겁니다. 보통 문화도시 하면 뉴욕, 런던, 파리 등이 떠오르지만, 아직 서울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는 않잖아요. 물론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K-컬처’ 열풍이 불면서 ‘문화도시’로서의 서울의 인지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 갈증을 느끼고 있는 거죠. 이제는 ‘문화’, 하면 곧바로 ‘서울’이 떠오를 수 있도록, 전 세계 사람들이 꼭 한 번 서울을 방문하고 싶도록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저희는 이‘글로벌TOP 5 문화도시’라는 아주 큰 우산 안에,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과 ‘서울청년문화패스’처럼 단기 목표로 빠르게 추진해야 하는 정책을 한 데 넣고 있어요. 이 둘이 별개라고 보실 수도 있는데, 사실은 아니거든요. 문화예술을 좋아하고 향유하는 애호가가 많아져야 인프라를 즐길 사람도 많아지는 거니까요. 결국 모든 정책이 하나의 목표를 보고 가는 겁니다. 그래서 어떤 정책을 홍보하든 메시지는 하나로 귀결돼요. ‘서울시의 모든 문화정책이 글로벌 TOP 5 문화도시를 위한 초석이고 실행이다’라고요.




최근 '청년'이나 '취약계층' 등 특정 대상을 위한 정책이 많아졌습니다. 각기 다른 정책 수혜자들에게 맞춤형으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어떤 홍보 채널과 메시지 전략을 주로 활용하시는지,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통의 원칙은 무엇인가요?


모든 정책 홍보의 기본 원칙은‘쉬운 언어’입니다. 높아진 학력 수준이나 문해력과는 별개로, 생각보다 한자어, 외래어를 모르시거나 글을 읽어도 잘 이해 못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거든요. 인터넷에서 본 건데, 어떤 유치원에서‘금주(今週) 행사 안내’라는 가정통신문을 전달했더니, 한 학부모님이‘왜 아이들 행사인데 술을 마시지 말라는(禁酒) 공지를 하냐’고 하셨대요. 이런 일이 실제로 있으니까, 정책처럼 대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홍보는 최대한 쉬운 언어로 풀어서 쓰려고 해요. 중학교 2학년 정도 수준의 언어를 기준으로요. 공공기관에서 어려운 외래어나 한자어를 쓰면 우리말 관련된 시민단체에서 공문이 와요. “바른 글을 사용해주세요” 하고요. 처음엔 많이 혼났어요(웃음). 그래서 더 신경 쓰는 편이에요.


홍보 채널은 타겟의 연령과 성별 등 특성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접근해요. ‘서울청년문화패스’는 젠지(Gen Z) 세대를 위한 정책이라 멀티미디어 활용과 또래 친구들의 입소문이 중요하니 그쪽에 집중했고, 어르신들을 위해서는, 기존의 글씨가 작았던 월별 문화 책자를 ‘큰 글씨 책자’로 바꿔 아예 새로 만들었어요. 젊은 사람들은 QR로 볼 수 있도록 홍보하고요. 엄마들한테 홍보할 땐 당근마켓도 활용해 봤어요. 지역 소식에 니즈가 많으시니까요. 결국 홍보 담당자는 계속 공부하고 관찰해야 하는 자리인 것 같아요. 그래서 가장 중요한 소통 원칙은 “이걸 통해서 내 일상이, 내 삶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그 변화상을 달라지는 대상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명확하게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서울야외도서관’이 시민들에게 정말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정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데 있어, 인지도를 높이고 긍정적 여론을 형성하는 데 가장 주효했던 홍보 전략은 무엇이었다고 보시나요?


서울시에 연말마다 발표되는 ‘서울시 10대 뉴스’라는 게 있어요. 한 해 동안 시민들의 일상을 얼마나 많이 변화시켰고, 얼마나 큰 사랑을 받았는지 직접 시민들의 투표로 정하는 겁니다. 서울야외도서관은 2022년 처음 시행된 이후에 2023년, ‘서울시 10대 뉴스’ 1위로 뽑힐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던 정책이예요.


서울야외도서관의 인기 배경에는 성공을 위한‘큰 한 방’보다는 삼박자가 잘 맞아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첫째, ‘인스타그래머블’하게, 정말 예쁜 공간을 만들었어요. 둘째, 그냥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어디에도 없었던 ‘특별한 독서 경험’을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죠. 요즘 ‘텍스트 힙’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독서가 유행인데, 야외도서관이 크게 일조했다고 생각해요. 셋째, 시민들이 야외도서관을 직접 이용하신 후기의 생생함을 살리는 방향으로 홍보의 키 포인트를 잡았습니다. 어떤 인플루언서 분이 자발적으로 방문하셔서 찍은 릴스의 조회수가 1,661만이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도 놀랐는데요. 이런 식으로 누가 ‘어떤 정책이 정말 성공한 정책’이냐, ‘어떤 정책 홍보가 성공한 홍보냐’ 하고 물으신다면 정책을 직접 경험하고 누리신 시민분들이 자발적 홍보대사가 되어주시는 것, 그게 진짜 성공의 척도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야외도서관




시민들이 직접 혜택을 체감하는 정책과 달리, 예술인의 창작 환경을 지원하는 정책은 그 중요성에 비해 대중의 관심이 낮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의 가치를 시민과 예술계에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어떤 홍보 방식을 사용하시는지, 성공적인 소통 사례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왜 옛날 속담에, ‘사람에게 물고기를 주면 하루를 먹여 살릴 수 있고,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치면 평생 먹여 살릴 수 있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서울시 문화정책도 그런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지원금이나 예술인 생활 안정을 돕는 직접 지원도 물론 중요하지만, 예술가들이 공연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줘서 이 생태계의 선순환을 만들자는 취지가 더 커요.


‘공연 봄날’이라는 사업이 대표적인데요, 서울에 있는 초중고 학생들에게 무료로 공연을 보여주고, 학교에서 공연장으로 데려오고, 다시 돌려보내 주기도 하고요. 아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공연장을 자주 드나들고, 공연에 대한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서 이른바 ‘문화 세포’를 키워주는 거죠.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도 자연스럽게 공연을 즐기는 관객이 되게 하자는 취지입니다. 그럼 예술가들도 더 많은 무대에 설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요. 이렇게‘예술가도 살고, 관객도 살고, 우리 문화 생태계가 다 같이 산다’는‘예술의 일상화’에 초점을 맞춰 홍보하고 있습니다.


직접 지원 정책의 경우에는, 제1회 ‘서울조각상’ 대상 수상자이신 강성훈 작가님의 사례처럼 지원을 통해 창작물을 만들어낸 ‘예술가’의 이야기와 작업 세계에 초점을 맞춰 인터뷰 기사 등을 내보내니 관심도가 높아졌던 경험이 있어요.




주무관님께서는 서울시 문화정책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계십니다. 업무를 수행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과, 반대로 가장 어렵거나 아쉽다고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는지 개인적인 경험을 듣고 싶습니다.


가장 보람찼던 건 작년 ‘윈터 페스타’ 때 현장에서 만난 시민분께서 “내가 서울에 살고 있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씀해 주셨을 때예요. 제가 축제의 주인이 된 것처럼 엄청 뿌듯하더라고요. 시민들이 내가 사는 도시에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 그게 이 일의 가장 큰 보람 같아요.


어려웠던 건, 정말 열심히 준비한 프로젝트가 내외부 요인으로 인해 엎어졌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 순간에는 정말 좌절스럽지만, 미래를 위한 초석이라고 생각하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편이에요. 모두가 더 나은 홍보를 위한 자양분이라고요.





서울 윈터페스타




요즘은 그야말로 ‘정보의 전쟁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의 성패는 홍보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정책 홍보의 방향을 잡기 위해 겪었던 가장 기억에 남는 시행착오와, 그 과정을 통해 얻게 된 주무관님만의 성공적인 정책 홍보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여러 지자체에서 창의적인 방식으로 홍보를 잘하고 계셔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다만 저는 아무리 홍보 기법이 뛰어나도, 결국 ‘결정적 한 방’은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콘텐츠, 즉 정책 자체가 좋으면 알아서 사랑받게 되거든요. 좋은 콘텐츠의 본질을 타겟의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는 것이 저의 노하우입니다.


시행착오라기보다, 정말 많이 배웠던 홍보 경험이 ‘서울청년문화패스’의 시행 첫해였어요. 제 홍보 인생에서 가장 많은 고민과 노력, 예산을 투입했던 사업입니다. 대학교에 포스터, 현수막도 붙이고, 시험 기간에 커피차도 보내면서 홍보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전광판 광고까지 했는데도 신청률이 좀처럼 안 오르는 거예요. ‘도대체 뭐가 문제지?’ 하며 답답하고 속상해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알고 보니 우리 청년들이 거리를 다닐 때 바깥의 풍경보다는 핸드폰을 보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을 간과했더라고요. 그리고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정책에 대한 낯섦도 있었겠고, 정보를 취하는 데 있어서 ‘나에게 필요한 정보가 내 손에 딱 쥐어지는’ 편리함이 중요하다는 점도 놓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음 회차 모집부터는 홍보 전략을 완전히 바꿨어요. 대다수를 위한 홍보보다, 딱 ‘타겟’만을 위한 홍보로요. 통신사 마케팅 DB를 활용해서 타겟 연령대에 직접 장문 홍보 문자를 보내니까 신청률이 확 오르더라고요. 또 대형 인플루언서가 아닌,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라고 하죠. 팔로워가 1천 명 정도 되는 또래 청년분들께 직접 DM을 보내서 홍보를 부탁하고, 실제 청년문화패스를 사용해 본 분들로 대학생 서포터즈를 운영했어요. 그랬더니 청년분들께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는지, 점점 자리를 잡기 시작하더라고요.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혹은 ‘중꺾그마(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고 하죠. 이렇게 실패를 겪더라도 결국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려는 태도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정책 홍보의 성공은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시나요? 단순히 보도자료 수나 SNS '좋아요' 수를 넘어, 정책이 시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는지 파악하기 위한 특별한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보도자료 수나 ‘좋아요’ 수는 의외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우리 측에서 자료를 많이 쏟아내면 되는 거니까요. 대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책에 대해 들어봤는지(인지도), 그리고 경험해 본 사람들이 만족했는지(만족도)가 훨씬 중요하죠. 그래서 사후에 만족도 조사를 꼭 하고, 개선 방안도 계속 들으려고 해요. 궁극적으로 홍보의 완성은‘자발적 입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케팅 모델 중에 덴츠라는 일본의 광고회사에서 개발한 ‘AISAS’라는 모델이 있어요. 주목(A)-흥미(I)-검색(S)-행동(A)-공유(S)로 이어지는 흐름입니다. 현장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이 모델이 홍보에도 딱 적용된다는 게 확실히 체감돼요. 정말 잘 된 정책은 시민들이 알아서 후기도 남겨주시고, 소문도 내주시더라고요. 그게 진짜 성공이죠.




AI 기술 활용 등 새로운 형태의 예술 지원처럼, 시민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문화정책을 홍보하실 때 어떤 점에 가장 중점을 두시나요? 복잡한 개념을 시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게 만들기 위한 소통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일단 용어가 너무 어렵잖아요. VR, AR, 메타버스 등등, 홍보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처음 들으면 낯선 단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연습을 많이 합니다. 예를 들어, ‘융합 예술’ 같은 개념을, “예술인이 만든 작품에 최첨단 기술을 더해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구체적인 예시로 설명하는 거죠.


또 다른 예로 앞서 말씀드렸던 ‘공연봄날’ 사업을 설명할 때를 설명해 드릴게요. 보고서에는 ‘어린이들의 유년기 문화 감수성 확대’라고 어렵게 쓸 수 있는 개념을 홍보할 때는 ‘문화 세포 키우기’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저만의 비유적인 문장들을 많이 개발하고 늘려가고 있어요. 어려운 걸 쉽게 만드는 게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 계속 연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공연 봄날







주무관님께서는 수많은 문화정책들을 홍보하시면서 '서울'이라는 도시를 대표하는 키워드나 이미지를 고민하실 것 같습니다. 주무관님께서 생각하시는 '문화도시 서울'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현대와 전통이 정말 조화가 잘 된 도시라는 점이요. 다른 도시에 가도 경복궁처럼 대도시 한가운데에 궁이 이렇게 잘 어우러져 있는 곳이 많지 않거든요. 최근에는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감명 깊게(?) 본 해외 관광객들이, 영화 속 등장인물인 루미와 진우가 데이트했던 한양도성 성곽 위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고 싶어 해서 문제라는 소식을 들었어요. 우리에게는 일상적인 장소지만, 외국인의 눈에는 그 자체로 엄청난 매력인 거죠. 그리고 서울의 가장 큰 자산은 아무래도 ‘사람’이 아닐까요? 우리 시민들이 다른 도시보다 문화에 대해 열려 있고, 수용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흥의 민족’이라는 DNA도 있고, 시민 의식도 다른 도시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예시로 서울야외도서관의 이야기를 해볼게요. 야외도서관에 있는 책들은 다 신간이고 비싼 책도 많은데, 별도의 대출 절차 없이 운영하고 있거든요. 그런데도 분실률이 0.1%밖에 안 돼요. 한번은 이용객 한 분이 깜빡하고 책 두 권을 집에 가져갔는데,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면서 사죄의 편지와 함께 새 책 13권을 더해 총 15권을 상자에 담아 보내주신 적도 있어요. 누가 감시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런 높은 시민성이야말로 서울이라는 도시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문화정책을 알리는 일을 하시다 보면, 누구보다 먼저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하실 것 같습니다. 최근 주무관님의 일에 새로운 영감을 주었거나, '이런 게 바로 문화의 힘이구나'라고 느끼게 했던 예술 작품이나 행사가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근에 추석 연휴에 방송을 앞둔 조용필 선생님 콘서트에 지원 근무를 나갔었는데요. 솔직히 지원 근무이기도 하고, 아는 노래가 몇 곡 없을 줄 알고 시큰둥했는데, 막상 가니 너무너무 재밌는 거예요. 아는 노래도 많고, 특히 어르신들이 소년, 소녀 시절로 돌아가 열정적으로 응원하시는 모습에 마음이 벅차오르더라고요.조용필 선생님이 지금 70대신데, 힘들다고 떼창을 유도하거나 멘트를 많이 하지도 않으시고 그냥 노래만 쭉쭉 부르시는 거예요. 그걸 보면서 ‘이게 바로 예술의 힘이구나, 시대를 넘나드는 감동을 주는 거구나’ 하고 정말 감탄했어요.




만약 문화정책 홍보를 위한 ‘슈퍼 파워’가 하나 생긴다면, 어떤 능력을 갖고 싶으신가요? 그리고 그 능력으로 시민들에게 가장 먼저 무엇을 해주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그냥 ‘홍보 슈퍼 파워’라면 제가 쓴 글을 모든 사람이 필터링 없이 1번으로 바로 봐주셨으면 좋겠죠. (웃음) 그런데 ‘문화정책을 홍보하는 슈퍼 파워’라고 한다면, 잠재력은 있는데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예술인들의 가치를 제가 빠르게 캐치해서 널리 알려드릴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좋겠어요. 온 마음을 담아서 쏟아낸 것들은 언젠가 빛을 보게 된다고 믿지만, 그분들이 포기하지 않게 그 가치를 조금 더 빨리 알려드릴 수 있다면 그분들께도 시민들에게도 큰 이로움이 있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예술가를 꿈꾸거나 문화예술 분야로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꼭 해주시고 싶은 조언이나 전하시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일을 하며 기획이나 홍보 업무를 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나봤는데, 다들 무척 부지런하시더라고요. 이 부지런함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갓생’을 사는 그런 게 아니라, 끊임없이 무언가를 ‘탐구하는’ 부지런함이에요. 계속해서 배우고, 보고, 느끼고, 그걸 기록하는 것. 그게 이 업계에서 일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맡은 일을 즐기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일은 즐기면서 하는 사람을 절대 못 따라가니까요. 즐겁게, 재미있게 노시면 좋겠어요. 저는 노는 게 제일 좋아요. 앞으로도 치열하게, 또 열심히 놀아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