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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ATI) 기업탐방] 디토 오케스트라(아트모아 기자단 5기 최정인 기자)

작성자 : 곽송비 조회수 : 722 2025-11-05

[아티(ATI) 기업탐방] 디토 오케스트라


경계를 넘나드는 선율, 공감을 연주하다.

디토 오케스트라 김재완 사무국장



더 다양한 음악으로 대중과 호흡하고자

'디토 오케스트라'가 창단된 지도 벌써 18년 차에 들어섰다.

‘공감’을 의미하는 그 이름처럼, 디토 오케스트라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 유연함으로 관객과의 접점을 넓혀왔다.


2009년부터 디토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김재완 국장은

이 모든 활동의 밑바탕에 좋은 연주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베토벤 교향곡부터 디즈니 OST, 발레 음악까지.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실력’이라는 것이다.


오케스트라의 본질은 좋은 음악이라는 단순하지만

묵직한 철학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확고히 해온 디토 오케스트라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디토 오케스트라 김재완 사무국장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디토 오케스트라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디토 오케스트라의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재완이라고 합니다. 디토 오케스트라는 2008년에 창단되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단체이고요. 저는 전임자에 이어 2009년부터 디토 오케스트라를 유지하고, 키워 나가고 있습니다.



국장님께서는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2009년에 크레디아에서 주최하는 디토 페스티벌의 서포터즈로 잠시 활동을 했었어요. 그러다 크레디아에 입사하게 되었는데, 마침 디토 오케스트라의 담당자가 공석인 상황이라 인턴이던 제가 디토 오케스트라를 맡게 되었습니다. 초반에는 디토 오케스트라 업무뿐만 아니라 매니지먼트나 해외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같은 일도 했었고, 2017년부터는 디토 오케스트라 관련 업무만 하고 있습니다.



음악계에 ‘디토’ 앙상블과 오케스트라가 등장해 주목을 받기 시작한 지도 십여 년 이상이 지났습니다. ‘디토’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와, 디토 오케스트라의 창단 배경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디토’라는 이름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만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공감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해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연주를 하기 위해서는 소규모의 앙상블도 필요하지만, 넓은 레퍼토리를 다룰 수 있는 오케스트라 또한 필요해서 디토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게 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민간 오케스트라로서 이렇게 오랜 시간 활동을 이어 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디토 오케스트라가 자리를 잡기까지의 과정은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예술 분야에서는 홍보나 부수적인 것들의 영향도 있지만, 실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연주를 잘해야만 사람들이 우리를 찾아주고, 우리도 우리가 원하는 연주를 할 수 있다는 작은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좋은 음악에 집중하면서 작업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찾아주었고 지원금도 받게 되면서 지금까지 잘 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안양과 서초문화재단의 상주단체를 거쳐 지금은 강동 아트센터에서 4년째 상주단체로 활동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공연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기도 했고요.


2023 크리스마스 콘서트 <유키 구라모토와 친구들>




디토 오케스트라의 최근 활동을 보면, 인기 애니메이션 티니핑의 OST 콘서트부터 초등학교로 찾아가는 음악회, 베토벤 교향곡까지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디토 오케스트라의 주요 레퍼토리나 프로젝트에 대한 국장님의 설명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디토’가 공감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듯이 저희도 우선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재밌고 즐겁게, 잘 연주하자는 모토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티니핑도 생각보다 굉장히 재밌거든요. 보통 클래식 음악에서는 바이올린 연주자라면 소나타나 콘체르토를 해야 하고, 오케스트라의 경우엔 교향곡을 꼭 해야 하는 숙명 같은 것이 있어요. 저희는 그런 것도 하되, 조금 더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을 하자는 생각이 있어서 <디즈니 인 콘서트>나 <유키 구라모토와 친구들> 같은 공연들을 하게 된 것 같아요. 파크 콘서트에서 소프라노 조수미 선생님이나 슈퍼주니어의 려욱님과 합을 맞춘 적도 있었고요. 그렇게 다방면에 가능성을 열어 놓고 연주를 하다 보니 타 장르에서도 열린 마음으로 저희를 찾아 주셨고, 지금까지 다양한 장르들을 소화해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폭넓은 음악을 다루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저보다도 연주자들이 즉각적으로 스위치를 해 주셔야 하는 일인데, 너무 잘 해주고 계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 있습니다. 더 잘 챙겨 드려야겠다는 생각도 하는데, 민간 오케스트라이다 보니 한계점이 있기는 하네요.



그 덕분에 디토 오케스트라라는 이름이 굉장히 신선하고 다채로운 이미지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각각의 활동에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가치나, 혹은 모든 공연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디토의 운영 철학이 있다면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어떤 공연이든 ‘잘하는 것’이 저의 주안점인 것 같아요. 아이들한테 들려준다고 해서 연주를 허투루 하는 건 안된다고 생각해요. 연주자분들도 그런 태도를 갖지 않도록 꾸준히 소통을 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이 저희가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데 조금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예전에 저희가 서초에 있었을 때도 찾아가는 음악회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한 친구가 연주에 크게 감동 받아서 이후에도 계속 연락을 주고 공연을 보러 왔었거든요. 그런 것들을 보면서 좋은 음악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고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찾아가는 음악회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흥미를 돋아 주는 데 목적이 있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음악회를 계기로 클래식에 관심을 갖는 친구들을 보면 정말 보람찰 것 같아요.


그렇죠. 그리고 이게 저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강동에서 했던 저희 첫 정기 연주회의 실적이 좋지는 않았거든요. 지금은 그때에 비해 관객이 늘었는데, 신기하게도 어린 친구들이 많이 와주더라고요. 직접 확인을 해볼 수는 없지만, 이런 부분이 찾아가는 음악회의 파생 효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2025 <대니 구 ‘Primavera’>




그런데 이렇게 서울에서만 활동을 하시는 게 아니라, 전국을 무대로 다양한 공연들을 선보이고 계시잖아요. 디토 오케스트라의 매 시즌이 굉장히 숨가쁘게 흘러갈 것 같아요. 어떻게 한 시즌을 구상하고, 그 안에서 각각의 공연을 준비해서 완성시켜 나가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도 정해진 일정대로 움직이는 것을 선호하고, 또 그런 방식을 지향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저희 같은 민간 오케스트라는 기획 공연 보다는 초청 연주의 비중이 높아요. 그래서 제안이 들어왔을 때 일정을 잘 조율하면서 기운을 잃지 않으려 하고는 있는데, 어쩔 수 없이 지치는 순간들은 있는 것 같아요.

공연 일정들이 일찍 정해지기도 하지만, 늦게 정해지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보통은 연초에 6월까지의 스케줄을 잡고, 또 5-6월 즈음엔 하반기 스케줄을 확정해요. 이렇게 촉박하게 돌아가는 일정이 조금 힘들 수는 있는데, 짧은 주기의 스케줄링을 계속 경험하다 보면 순발력이라든지 이런 역량이 키워지기도 하는 것 같고요. 지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쉬는 시간을 조금씩 둘 필요도 있고, 외부 공연이라고 ‘우린 연주만 할거야’ 이렇게 생각하기 보다는 다 우리 공연이라는 마인드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8월 말부터 9월까지 약 13개 정도의 공연을 소화했는데, 이런 공연들을 적금하듯이 다 해내고 나면 성취감과 뿌듯함이 있어서 이런 숨 가쁜 시간들이 지나갈 수 있는 것 같고요. 또, 정말 좋은 연주를 해내면 그만큼 기분 좋은 것도 없는 것 같아요. 모든 걸 다 잊게 해주는 느낌이에요.



9월까지 스케줄이 많았는데, 그래도 지금은 조금 숨을 돌릴 수 있는 타이밍인가요?


저도 예상을 못했는데, 추석 연휴가 조금 길었잖아요. 그 사이에 일이 많이 쌓여 있더라고요. 지금도 10월 말에는 인천에서 있었던 공연에 집중했었고, 11월에는 정기 연주회가 있어요. 남산 트리니티홀에서 하는 마티네 콘서트도 저희가 오래 해왔는데, 거기서 한두 번 정도 공연이 더 예정되어 있고, 또다시 티니핑 OST 콘서트가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공연을 해오시는 동안, 굉장히 보람찼던 순간도 많았을 것 같아요. 어떤 일이 생각나시나요?


두 가지 정도를 말씀드리고 싶은데, 저희가  대전에서 국립발레단의 <주얼스>라는 공연 반주를 네 회차 정도 했었어요. 발레 공연에 들어가서 연주를 한 건 처음이었는데, 저는 그때 연주가 좋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발레 공연 연주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돼서, 아트센터인천의 퇴근길 콘서트에서도 발레 음악에 도전을 해보았고 그런 쪽으로도 트레이닝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결실을 맺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장한나, 미샤 마이스키와 협연을 했을 때인데요. 좋은 지휘자,협연자와 연주하는 것이 오케스트라에서 일하는 많은 분들의 꿈일 거예요. 저희도 마찬가지고요. 장한나, 미샤 마이스키 두 분 다 많은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셨지만, 저희 같은 민간 오케스트라가 함께 하기는 쉽지 않은 연주자들이거든요. 저도 예전에 음악을 공부할 때 음원이나 CD로 접했던 연주자들인데, 같이 공연을 한다니까 만감이 교차했던 것 같습니다. 연주 평도 좋았고, 저 또한 좋았던 부분들이 꽤 많았고요. 제가 2009년부터 디토 오케스트라에서 일했는데, 15년 정도의 시간 동안 저희가 쌓아온 것이 결국은 이런 기회로 연결된 것 같아서 감회가 남달랐어요.




2023 디토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현재의 클래식 음악계나 공연 환경을 어떻게 체감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보다는 훨씬 좋은 환경이 갖춰졌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예전에는 좋은 음향을 가지고 있는 공연장이 예술의전당 외에 별로 없었다고 하면, 지금은 고양 아람누리나 롯데 콘서트홀처럼 음향적으로 좋은 공연장들이 많이 생겼어요. 통영이나 대구에도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기 좋은 공연장들이 있고요.

그런데, 반면에 좋은 리허설 룸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해외 오케스트라와 우리나라 오케스트라의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봤거든요. 물론 여러 가지 차이들이 있겠지만, 해외 오케스트라는 거의 홀에서 많이 연습을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한국은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런 면에서 해외 오케스트라와의 차이점이 생기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한국에도 공연장과 같은 환경에서 리허설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생겨야 한다는 거죠. 대신 좋은 공연장은 많이 생겨나서 전체적인 환경은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리적 환경의 변화에 더해, 인공지능의 등장처럼 기술적으로도 많은 발전과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예술계, 음악계 역시도 그에 대한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느끼고 있는데, 국장님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급변하는 사회에서 클래식 음악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고 계신가요?


클래식이라는 단어 자체가 고전이라는 뜻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먼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게 오히려 클래식 음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국악 같은 전통 음악 역시 마찬가지예요. 이런 것들은 장르가 갖는 의미 때문에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산업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아무래도 저희가 좀 느린 면이 있죠. AI를 활용한다거나 기술과 협업하는 부분에 있어서 조금 느릴 수 있는데, 저희도 빨리 변화에 발을 맞춰야죠.

저희는 전통적인 것을 현대적으로 포장하는 입장이니까, 음악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잘 포장해서 사람들한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일을 해야 하고, 잘 해낸다면 언젠가는 또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항상 과거가 있어야 미래도 있기 때문에 클래식 음악은 당연히 유지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업계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저는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렇다면 저희가 살아남을 공간은 여전히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 클래식 음악계에 자리하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지점은 무엇일까요?


클래식 음악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어렵다고 느끼세요. 교향곡의 경우에는 곡의 길이가 40분, 심지어는 1시간을 넘어가기도 하니까 처음에는 당연히 쉽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첫 번째로는 클래식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누군가는 클래식 음악을 사람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리려고 노력을 해야 하는 반면에 실연을 하는 사람들은 좋은 연주를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미래에 많은 사람들이 저희 음악을 들어줄 것 같아요. 

다행히도 우리나라에는 젊은 관객들이 굉장히 많다고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지금 있는 관객에 만족하지 말고 조금 더 관객층을 넓힐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하면서 투자를 한다면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장님께서 그리는 1년 후, 그리고 5년 후의 디토 오케스트라는 어떤 모습일까요?


저도 이 질문을 받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사실 1년 후에는 지금이랑 똑같이 바쁘게 지내고 있을 것 같아요. 더 좋은 연주를 하면서 즐겁게, 지치지 않게 열심히 일하고 있을 것 같고요. 5년 후에는 한층 더 성장해서 더 좋은 연주를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단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후원이나 지원을 받아서 더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단체가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일종의 버킷 리스트라고 하면, 말러의 교향곡이나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같은 편성이 큰 공연들을 해보고 싶기는 해요. 예전에 롯데콘서트홀 개관 페스티벌 때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랑 국립합창단 등 1,000명이 모여서 말러 교향곡 8번을 초연 버전으로 공연한 적이 있었거든요. 이런 것도 한 번 해보고 싶고, 유명한 지휘자들과도 협연해보고 싶고요.



마지막으로 해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공연계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하고 계신 분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사실은 클래식 장르 안에서도 마인드셋이 조금 달라져야 하는 부분이, 기관이나 단체에 따라서 다른 관점으로 일을 해야 되거든요. 예를 들면 오케스트라 같은 단체들은 단체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공연장은 지역과의 소통을 고민해야 해요. 기획사는 더 재밌는 공연에 중점을 둬야겠죠. 이런 차이를 디테일하게 생각하면서 자신한테 맞는 쪽을 찾다 보면 더 정확한 방향성을 갖게 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