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탐방
[아티(ATI) 기업탐방] 한국화랑협회 (아트모아 기자단 5기 임서연 기자)
[아티(ATI) 기업탐방] 한국화랑협회
예술과 기업의 ‘합’을 만들어내다
한국화랑협회 파트너십 담당 이선 주임
올해 큰 관심을 받았던 키아프 서울 2025.
이 화제의 아트페어를 만들어낸 한국화랑협회 안에는
각자의 역할로 행사를 이끌어가는 수많은 팀이 있다.
그중에서도 아트페어를 더 즐길 수 있게 하고, 예술과 대중을 잇기 위해
다양한 기업과 손을 맞잡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화랑협회에서 전시 업무 중 파트너십을 담당하는 이선 주임은 바로 그 중심에 서 있다.
기업과 협회의 협력 구조를 기획하고, 파트너십을 운영하며, 파트너십 현장을 관리하는 그는
“예술과 기업의 연결은 커뮤니케이션에서 시작된다”라고 말한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한국화랑협회의 파트너십 업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문화예술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화랑협회 파트너십 담당 이선 주임
안녕하세요, 이선 주임님. 간단한 자기소개와 ‘한국화랑협회’에서 담당하고 계신 주요 업무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한국화랑협회에서 전시파트에서 파트너십을 담당하고 있고, 파트너 관련 업무는 전반적으로 제가 진행하고 있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Kiaf SEOUL 2025 전경
파트너십 발굴 및 관리 업무를 하신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키아프와 같은 아트페어에서 기업 파트너십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트페어는 협찬사, 스폰서, F&B 같은 여러 파트너의 협업과 지원이 더해져서 행사 운영의 완성도가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VIP 라운지 운영, 방문객 편의를 위한 F&B, 브랜드 협업 콘텐츠 등은 모두 파트너십이 담당하는 영역입니다. 저는 파트너들과 계속해서 소통하며 행사를 만들어갑니다. 제안서 작성부터 현장에서 파트너 부스 설치와 철수까지, 파트너와 관련된 전 과정을 맡아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파트너십을 진행할 때, 기업들이 주로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고려하나요?
기업마다 고려하는 포인트는 조금씩 다르지만, 지금까지 저희와 파트너로 함께했던 업체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일단 홍보할 제품이나 메시지가 분명히 있고, 그들의 타겟층과 아트페어의 관람객층이 맞닿아 있을 때 파트너십이 성사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행사 공식 홈페이지나 도록, 리플렛, 현장 비주얼 등에 파트너 로고를 노출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로고 노출이나 도록 광고 자체도 기업으로서는 하나의 홍보 채널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파트너 중 일부는 신규 고객 개발이나 신규 홍보보다 기존 VIP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참여하기도 합니다. 자체 VIP 라운지를 운영하면서 VIP고객이 편안한 관람을 하실 수 있도록 말이죠. 파트너마다 협업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과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업체와 충분히 조율하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Kiaf SEOUL 2025 파트너 현대백화점 부스
문화예술계의 협력 파트너를 발굴할 때, 기업과의 가치관 조율, 혹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컨택하실 때 고려하는 사항도 있으신가요?
가장 큰 어려움은 협회와 기업이 지향하는 방향이 다를 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처음 컨택할 때부터 ‘서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파트너십인지’를 먼저 고려합니다. 기업마다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고, 협회 역시 행사에서 구현하고 싶은 이미지와 목표가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여야 하거든요. 의견도 맞아야 하고, 가치관도 맞아야 하고요. 결국 ‘합’이 맞아야만 가능한 협업이다 보니, 처음 제안서를 보낼 때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려고 합니다.
키아프 서울 2025가 최근 마무리되었는데요, 이번 행사에서 협회 측이 특히 주력하거나 새롭게 시도한 파트너십 혹은 프로그램이 있었을까요? 이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려요.
아트페어에 오면 보통 몇 시간씩 머무르다 보니 관람객들이 체력적으로 지치기도 하고, 행사장이 복잡해서 잠깐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게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내부 F&B 이용이 많습니다. 이건 관람객뿐 아니라 키아프에 참여하는 갤러리스트들도 마찬가지예요. 다들 업무 중이라 외부로 나갈 시간이 없다 보니 안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관람객과 갤러리스트들의 휴식을 책임지는 F&B 파트너는 행사 안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지금까지는 현장에서 가장 수요가 높은 메뉴가 커피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카페 위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올해는 관람객들과 갤러리스트들이 행사장 안에서도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에 변화를 줬어요. 오랜 역사를 가진 베이커리 브랜드도 들어왔고, 커피 전문 업체나 전통 차를 선보이는 업체도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처음으로 사퀴테리 전문 업체도 참여했는데요, 샤퀴테리가 아트페어에 들어온 건 거의 사례가 없었던 것 같아요. 평소에는 예약까지 해야 맛볼 수 있는 최고급 하몽 등을 현장에서 즐길 수 있도록 시도해 봤습니다. 이렇게 메뉴를 다양화하고 동시에 고급화한 것이 올해 새롭게 시도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Kiaf SEOUL 2025 F&B 파트너 샤퀴테리 전문 브랜드 ‘세스크멘슬’ 부스
최근 한국 미술 시장의 트렌드나 변화 중에 기업과 협회의 협력 방향에 영향을 준 사례가 있을까요?
한국 미술 시장이 성장하면서 기업들도 예술을 단순히 지원한다는 관점이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기업들이 문화예술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거나 아트페어와 협업하는 방식이 더 장기적이고 구조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예를 들어 KB금융그룹은 화랑미술제의 신진 작가 지원 프로그램인 ‘ZOOM-IN’을 후원하고, KB스타상을 시상하며 신진 작가를 꾸준히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기업 차원에서 해당 작가들과 콜라보를 진행하기도 했고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문화예술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이어가고 있으며, 키아프에서도 KB스타상 작가의 특별전을 운영할 만큼 연속성을 가진 참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이 협력 방식에도 영향을 줘서, 이제는 단순히 로고 노출이나 단발성 지원을 넘어서 브랜드와 예술이 함께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논의가 많아졌습니다.

Kiaf SEOUL 2025 리드 파트너 KB금융그룹 특별전 부스
예술의 현장에서 일하면서 기업의 예술 인식이 높아졌다고 느끼시나요?
네, 기업들이 문화예술기관을 후원하거나 예술 기반의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하는 사례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이러한 흐름을 보면,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예술을 기업의 이미지와 연결해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업 참여는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들에게는 새로운 협업과 노출 기회를 만들어주고, 대중에게는 예술을 더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접점을 제공하기 때문이죠. 결국 한국 미술 시장이 커지고 한국 문화와 예술이 주목받게 된 흐름 속에서, 기업의 인식 변화와 참여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느낍니다.
내년 아트페어를 준비하면서 파트너십과 관련된 새로운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아트페어의 파트너십은 단발성으로 끝나는 프로젝트라기보다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장기적 협업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도 함께하고 있는 파트너들과 내년에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방향을 우선으로 고민하고 있어요. 기존 협업을 보완하고 더 탄탄하게 다져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이해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기존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동시에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파트너도 계속해서 탐색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무를 수행하는 데에 필요한 핵심 역량이 무엇인가요?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업체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고 동시에 저희가 지향하는 방향을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한 외부 업체와 내부 의견을 조율하는 데에도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매우 중요합니다. 일을 하다 보면, 기업이 원하는 것을 못 해줄 때도 있고 우리가 원하는 것을 기업이 원하지 않을 때도 있거든요. 그럼에도 기업과 협회 모두 행사를 완성하고자 하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으니, 잘 조율해서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속 중간 다리 역할을 하면서 일을 하게 돼요. 모든 결정이 한 사람 판단으로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보니까, 그 과정에서 말이 잘못 전달되거나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씁니다. 파트너와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이런 부분은 꼭 필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뢰가 쌓여야 장기적인 파트너십도 가능하니까요. 또한 협회 내부에도 다양한 팀이 있고, 각자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합’이 맞아야 제대로 운영이 됩니다. 그 과정에서도 소통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끊임없이 피드백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당연히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Kiaf SEOUL 2025 전경
주임님께서 지금의 업무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모두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데요,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파트너들로부터 내부 평가가 좋았다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업체에 제안서를 보내고, 이를 통해 업체와 파트너십이 잘 성사되었을 때에도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문화예술 계열로 들어오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떻게 한국화랑협회에서 일하게 되었는지 말씀 부탁드려요.
원래 전공은 어학이었고 다른 일을 하다가 대학원에서 문화예술경영을 공부하게 됐어요. 이후 갤러리에서 일을 시작했고, 지금은 한국화랑협회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미술이 늘 가까이 있는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화예술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갤러리에서 근무할 때 여러 아트페어에 참가했었는데, 아트페어 현장에서 일한 경험이 특히 즐거웠습니다. 그때 “아트페어 현장에서 직접 일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마음이 지금 협회에서 근무하게 된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갤러리 업무도 해보셨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갤러리 업무과 현재 파트너십 관리 업무와 어떤 점이 다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협회 안에도 여러 역할이 있는데 저는 그중에서 파트너 업무를 맡고 있다 보니, 갤러리에서 일할 때처럼 작가나 갤러리와 직접적으로 접점이 많지는 않아요. 지금은 오히려 다양한 업체들과 협업을 조율하는 일이 주가 되다 보니, 갤러리 시절과는 꽤 다르다고 느끼고 있어요.
갤러리에서 일할 때는 전시나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입장이어서 작품을 설명하고 판매하는 일을 주로 했습니다. 반면 지금은 제안서를 작성하거나 업체들과 협업을 조율하는 일이 중심이에요. 다만 업체가 부스를 직접 운영하는 경우, 그 역시 하나의 전시 기획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파트너들과 준비 과정에서 부스에서 무엇을 어떻게 구성할지 함께 논의하고 방향을 잡아가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일하면서 본인이 가장 많이 성장했다고 느낀 부분은 무엇인가요?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조율’하는 능력이 향상돼 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파트너십을 진행하다 보니 데이터가 쌓이게 되고,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파트너십을 진행할 때 업체들이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보는지 대략 감이 오고, 그래서 서로 맞춰가야 할 때도 예전보다 편하게 얘기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덕분에 소통할 때 방향을 잡아가는 게 한결 수월해졌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술과 기업을 연결하고 싶은 후배들에게 현실적인 조언 한 가지 부탁드립니다.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사람들을 많이 알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예술 전공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저 또한 막막했거든요. 많이 경험하면서 커넥션을 만들어가는 게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많은 예술 행사 다녀보고, 전시회도 가보고,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뭐라도 계속하면 길이 있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