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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ATI) 기업탐방] (주)제이앤엘파트너스 (아트모아 기자단 5기 안예원 기자)

작성자 : 곽송비 조회수 : 896 2025-12-03

[아티(ATI) 기업탐방] (주)제이앤엘파트너스


예술과 공공을 연결하는

도슨트 양성의 길잡이 

(주)제이앤엘파트너스 정지윤 대표



예술에 대한 한결같은 애정으로 

24년째 전시 현장을 지켜온 도슨트.

리움미술관 도슨트사로 시작하여, 

예술을 ‘설명’하기보다 ‘전달’하는 법을 고민하며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왔다.


이제는 도슨트 양성 전문 교육기관 (주)제이앤엘파트너스를 이끌며,

예술이 시민에게 닿는 새로운 길을 설계하고 있다.

예술을 향한 진심과 공공의 가치를 바탕으로, 

오늘도 현장에서 예술과 사람을 잇는 다리를 놓고 있다.







도슨트 양성 전문 교육회사 (주)제이앤엘파트너스의 정지윤 대표






도슨트 교육 회사 ‘(주)제이앤엘파트너스’와 대표님 본인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주)제이앤엘파트너스'는 도슨트 양성 교육 전문 회사입니다. 박물관·미술관·비엔날레 등에서 활동할 도슨트를 교육하고, 기관별 맞춤형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합니다. 저는 리움미술관에서 자원봉사 도슨트로 20년 넘게 활동했으며, 지금까지 통합 24년째 도슨트 현장에서 일하고 있어요. 오랜 현장 경험을 통해 제가 가진 노하우를 바탕으로 도슨트 교육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예술이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교육 구조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 분야 비전공자이신데, 어떻게 도슨트 활동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예술을 좋아하는 마음은 늘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전공자도 아니었고, 당시에는 글로벌 IT 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도슨트’라는 단어조차 몰랐어요.

그러다 어느 날 호암갤러리를 방문했는데, 어떤 한 분의 전시 해설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설명 덕분에 전시 내용을 정말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너무 흥미로워서 해설이 끝난 뒤 그분께 다가가 “혹시 큐레이터이신가요?” 하고 여쭤봤죠. 그런데 그분이 “저는 큐레이터가 아니라 도슨트예요. 누구나 할 수 있답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한마디가 제 인생의 방향을 바꿨습니다. 바로 도슨트 지원서를 제출했고, 그때부터 저의 긴 여정이 시작됐어요. 직장인이었던 저는 매번 휴가를 내며 교육 일정에 참석했어요. 그만큼 그 시간들이 제겐 설레고 행복한 시작이었습니다.





2002 호암갤러리 <조선목가구대전> 도록 표지




첫 도슨트 활동이 기억나시나요? 그날의 현장과 감정이 궁금합니다.

첫 전시는 2002년 호암갤러리의 <조선목가구대전>이었어요. 사실 현대미술에 관심이 있어서 도슨트에 지원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고미술 전시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고미술 중에서도 목가구 분야인 만큼, 생소한 용어가 너무 많아 긴장이 많이 됐어요. 그러다 전시 해설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첩’을 ‘경칩’이라고 잘못 말하게 되었습니다. 관람이 끝난 뒤, 한 어르신께서 조심스럽게 “경칩이 아니라 경첩 맞을까요?”라고 물어보시는데 그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올랐죠. 이 실수가 제 도슨트 인생에서 큰 공부가 되었어요. 제대로 숙달하지 않으면, 양질의 해설을 제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도슨트 교육을 진행하실 때, 교육생들과는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시나요?

도슨트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소통의 시작점’을 만드는 거예요. 저는 주어진 시간 안에 교육생들과 신뢰를 쌓기 위해 먼저 ‘나’를 오픈합니다. 내가 이론 연구자나 큐레이터가 아니라, 오랜 시간 실제 도슨트로 현장에서 활동해온 사람이라는 점을 솔직히 이야기하죠. 그렇게 제 이야기를 먼저 나누면 교육생들도 마음의 문을 열어요.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결국 도슨트 교육은 지식을 주입하는 일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한국HP가 중구청과의 협력을 통해 설치한 숭례문 아트가림막




대표님께서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IT 회사에 근무하셨을 때, 우리나라에서 ‘아트 가림막’을 최초로 선보이셨다고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2008년 숭례문 방화 사건 때의 일입니다. 당시 제가 근무하던 회사는 대형 출력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사건 이후 공사장 가림막이 온통 회색으로 덮이면서 도심이 너무 삭막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우리의 기술로 이 공간을 예술로 덮어보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서울 중구청과 협업해 가림막 위에 아름다운 이미지와 문구를 인쇄해 붙였고, 이 프로젝트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아트 가림막’ 사례가 되었죠. 지금은 도시 곳곳에서 예술적 디자인 가림막을 쉽게 볼 수 있지만, 그 시초가 바로 그때였습니다. 기업의 기술력과 예술적 감성을 결합해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낸 경험이었어요. 그 이후로 저는 도슨트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도 늘 새로운 방식을 고민합니다. 기존의 주입식 미술이론 강의가 아니라, 교육생들이 실제로 느끼고, 소통하고, 현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제 교육의 기본 방향입니다.




박물관·미술관 도슨트를 넘어 ‘로컬 도슨트’도 양성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로컬 도슨트는 뮤지엄 도슨트와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로컬 도슨트는 지역의 역사, 문화, 예술을 통합적으로 전하는 해설자예요. 주로 지역민들이 도슨트로 참여하여 자신이 사는 공간의 이야기를 예술로 엮어냅니다. 대표적으로 광주광역시 양림동에서 3년간 진행했던 ‘예술여행학교’와 종로문화재단의 ‘이야기로 잇는 세종마을’ 로컬 도슨트 양성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이야기로 잇는 세종마을’ 로컬 도슨트 양성 교육에서는 주민들이 지역 스토리를 직접 발굴하고, 자신이 만든 코스로 시민 투어를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도슨트분들이 제2의 인생을 시작했어요. 어떤 분은 로컬 도슨트로 활동하던 중에 좋아하는 일을 더 깊이있게 배우기 위해 해외로 유학을 떠났고, 또 다른 로컬 도슨트는 동시대 현대미술의 현장을 보여주는 광주비엔날레 도슨트로 영역을 넓혀 활동하기도 합니다. 



2023 ‘이야기로 잇는 세종마을’ 수강생 모집 포스터




올해 5월 개관한 서울시립 사진미술관과의 협업이 특별히 의미가 있으시다고요.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최초로 도슨트 양성 전 과정을 외부 전문 회사에 맡긴 사례이기 때문이에요. 이전까지는 기관 내 교육팀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게 대부분이고, 교육자는 단발성 강의를 맡아서 진행해왔죠. 영광스럽게도 첫 용역 사례의 주인공이 저희 (주)제이앤엘파트너스였습니다. 미술관이 개관하기 1년 전부터 함께 협업하며, 미술관의 ‘시작’을 함께 만들어갔어요. 도슨트 교육뿐 아니라, 미술관의 철학과 운영 구조에 맞는 교육 방향을 기획했고, 강사진 섭외부터 평가 체계까지 전 과정을 설계했습니다. 서로 처음이라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신뢰’가 바탕이 되었어요. 미술관은 ‘교육의 품질을 높이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고, 저는 ‘도슨트가 기관의 얼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마음이 있었죠. 개관 후 현장에서 도슨트분들이 자신감 있게 해설하는 모습을 봤을 때, 함께 믿고 만들어 온 과정이 헛되지 않았다는 벅참이 있었습니다.



2025년 5월 개관한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서울특별시 도봉구)


굵직한 공공기관과의 협업을 꾸준히 이어오실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결국 ‘신뢰’가 모든 일의 출발이라고 생각해요. 서로가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게 우선입니다. 기관이 처음에 요청한 프로그램 기획을 무조건 따르기보다는, 기관이 원하는 교육의 방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연구하고 제안합니다. 그래서 과정을 밟을수록 더 훌륭한 결과를 함께 만들어가죠. 이러한 태도 덕분에 함께 일하면 믿고 맡길 수 있다는 평을 자주 듣습니다. 결국 진심으로 일하고, 책임감을 다하면 좋은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는 것 같아요. 





도슨트 교육을 진행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도슨트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진정성’입니다. 저는 교육생 한 분 한 분의 성향을 살피며, 그분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을지 함께 고민합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바탕으로 유연하게 소통하려고 해요. 이런 태도는 예술을 대하는 태도와도 닮아 있습니다. 예술이 “이렇게 감상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듯, 사람도 정답이 있는 존재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저는 전공이나 경력보다 참여자의 열정과 열의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도슨트 교육자는 전문적인 언어보다 교육생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해야 하죠. 결국 예술과 사람을 잇는 매개자의 핵심은 진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ACC 강의



대표님께서는 ‘공공성’의 의미를 자주 강조하시는데요, 공공성은 대표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공공기관은 예산과 인프라를 통해 다양한 연령과 배경의 시민이 예술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공공의 영역에서 예술이 더 많이, 더 넓게 전해질 수 있도록 문화재단, 박물관, 미술관과 꾸준히 협업하고 있습니다. 시민이 예술을 직접 경험하고,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과정이죠. 민간 교육과 달리, 도슨트는 ‘공공의 가치’와 ‘사회적 책임’을 함께 배웁니다. 또한 기관의 얼굴로서 관람객과 만나기 때문에, 자신이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됩니다. 자원봉사로서 활동하는 공공기관 도슨트들은 예술 전공자가 아닐지라도, 예술을 즐기고자 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예술과 사회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도슨트 교육을 진행하시면서 어려움을 느꼈던 순간이 있으셨나요?

가장 어려웠던 건 ‘소통이 닫힌 현장’을 만났을 때였습니다. 기존에 활동하던 도슨트분들을 대상으로 전문성 강화 교육을 진행했는데, 한 분이 리허설 평가 피드백을 거부하신 적이 있었어요. 도슨트는 열린 태도와 유연함이 가장 중요한데,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으려는 자세를 보며 안타까웠습니다. 또다른 경우는 ‘수료증 중심의 태도’를 가진 참여자를 만났을 떄에요. 교육에 성실히 참여하지 않으면서 단지 수료증만을 얻으려는 경우였습니다. 분명한 것은 도슨트는 자격증보다 태도가 먼저입니다. 정해진 과정을 충실히 마쳐야만 진짜 현장에서 관람객과 소통할 수 있어요. 결국 도슨트 교육의 핵심은 ‘열린 마음’과 ‘진정성’입니다.



(주)제이엔엘파트너스의 교육 구성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요?

제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회고 설계'와 '지속 가능한 피드백' 시스템입니다. 도슨트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스스로의 변화와 성장을 인지하는 학습자가 되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죠.

매 수업마다 교육생들이 자신의 학습 내용과 변화를 기록하며 성장 과정을 직접 확인하도록 하고, 교육 이후의 실무 단계에서는 소통 방식과 해설 역량에 대한 피드백이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합니다. 이를 통해 각자가 강점과 개선점을 스스로 발견하고 발전할 수 있는데요. 도슨트들은 서로의 회고와 피드백을 공유하며 다양한 시각과 해석 방식을 배우고, 이러한 상호 학습이 집단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저는 도슨트들이 스스로 성장 경로를 찾아가도록 돕는 길잡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진짜 성장은 지식을 전달 받는 시간이 아니라, 회고와 피드백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확장해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고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도슨트 교육자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예술을 좋아하는 마음,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려는 열린 태도, 그리고 성실함. 도슨트 교육자를 꿈꾸는 데 필요한 자질은 사실 이 세 가지면 충분합니다.

도슨트 교육자는 전시 현장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인하우스의 다양한 실무까지 한 걸음 더 깊이 이해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역할을 맡습니다. 그래서 이 일을 화려한 직업으로만 바라보면 곤란합니다. 예술과 대중 사이에서 도슨트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매우 열정적이고 책임 있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원봉사 도슨트와 함께할 때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사회에 여하는 활동이라는 점을 일깨워주고, 스스로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도슨트이자 교육자이며 때로는 행정가로서, 여러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소통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즐길 수 있다면 더 큰 성취를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결국,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이 도슨트 교육자를 향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자 자격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