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하단링크 바로가기
출석 QR 팝업 닫기
예술산업아카데미

(재) 예술경영지원센터

설문참여

기업/직업 정보

  • 홈으로

기업 탐방

[아티(ATI) 기업탐방] 버킷트래블 (아트모아 기자단 6기 서나연)

작성자 : 머니볼1 조회수 : 158 2026-10-23

“예술과 여행엔 정답이 없다… 누구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예술을 누리는 세상을 위해”
버킷트래블 명선아 대표


미술관에 들어서면 수많은 작품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작품 앞에 선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예술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그림이 누군가에게는 낯설고 어려운 세계가 되기도 한다.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나서 그림이 다르게 보였던 경험. 

그 경험에서 출발해 누구나 자신의 속도와 방식으로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온 사람이 있다.

독일에서 지식가이드로 활동하며 500회가 넘는 투어를 진행한 명선아 대표는 여행사업으로 출발한 버킷트래블을 이끌며 

오디오 가이드 ARTKEY와 AI 도슨트 서비스 CULF를 선보였다. 

도슨트의 경험에서 출발한 서비스 기획부터 AI가 바꾸어 갈 미술 감상의 가능성까지. 

예술과 관람객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자 하는 명선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ternal_image

사진 1. 버킷트래블 명선아 대표


Q1. 독일에서 도슨트로 활동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처음 도슨트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원래 경영학을 전공했어요. 독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된 것도 독일의 산업 구조가 한국과 비슷하다는 점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독일에 머무는 동안 여러 나라를 여행했는데, 이탈리아에서 우연히 현지 지식 가이드 투어를 들은 경험이 제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됐어요. 당시에는 미술사나 종교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이전까지는 그저 그림으로만 보였던 작품이 전혀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때부터 여행지마다 투어를 신청하며 역사와 문화에 관한 지식을 알아가는 과정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이후 졸업을 앞두고 독일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중, 제가 투어를 들었던 회사가 독일 지사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한국에서 면접을 보고 일을 시작하게 됐고, 그렇게 프랑크푸르트 슈테델 미술관과 알테 피나코테크 등에서 도슨트로 활동했습니다. 미술관 투어뿐 아니라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설명하는 투어도 진행했고, 500회가 넘는 투어를 진행했어요.


Q2. 도슨트로 활동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가장 큰 보람은 해설을 듣고 난 뒤 관람객이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심코 지나치려던 작품인데, 배경 이야기를 듣고 다시 앞으로 돌아와 자세히 살펴보거나 질문을 던지시는 모습을 볼 때 도슨트로서 큰 보람을 느꼈어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제가 전달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닿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에는 관심이 없었던 사람도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감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도슨트라는 일의 큰 매력이었습니다.


Q3. 반대로 단체 투어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한계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어려운 건 관람객마다 궁금해하는 지점이 다르다는 거예요. 어떤 분은 작가의 생애가 궁금하고, 어떤 분은 작품이 왜 유명한지 알고 싶어 하죠. 또 어떤 분은 그림 속 작은 요소 하나에 관심을 보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단체 투어에서는 모든 사람의 관심사를 한 명의 도슨트가 따라가기 어려워요. 단체 투어는 여러 관람객의 이해 수준과 관람 속도를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더 오래 작품을 보고 싶어도 다음 동선으로 이동해야 하고, 이미 이해한 사람에게는 설명이 길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궁금한 것이 생겨도 여러 사람 앞에서 질문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같은 전시를 보더라도 각자의 속도와 관심사에 따라 관람할 수 있다면 훨씬 풍부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한계가 이후 아트키와 CULF를 기획하게 된 출발점 중 하나였습니다.


Q4. 이러한 경험이 이후 AI 기반 미술 감상 서비스를 구상하는 데에도 영향을 주었던 거군요?

그렇죠. 도슨트로 일하면서 사람들이 미술을 궁금해하는 방식과 실제로 작품 앞에서 어떤 질문을 하는지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어요. 해설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보와 일반 관람객이 궁금해하는 내용 사이에는 차이가 있거든요.

예를 들어 관람객들은 “이 그림은 왜 유명한가요?”, “왜 얼굴을 이렇게 그렸나요?”, “점 하나도 예술인가요?” 같은 질문을 해요. 이런 질문에 답하려면 미술사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상대방이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 파악하고, 그 눈높이에 맞춰 설명할 수 있어야 하죠. 그런 현장 경험이 쌓였기 때문에 관람객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Q5. 버킷트래블은 처음부터 미술 감상 서비스를 목표로 창업하신 건가요?

처음부터 미술 서비스를 만들려고 창업한 건 아니었어요. 독일에서 돌아온 뒤 여행사를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유럽의 한 지역에 한 달가량 머물며 문화와 일상을 경험하는 여행 상품을 기획했어요. 당시 한국 여행객들은 휴가 기간이 짧다 보니 7박 9일 일정으로 여러 나라를 빠르게 둘러보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저는 한 지역에 오래 머물면서 그곳의 문화와 일상을 경험하는 여행을 제안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사업을 시작한 직후 코로나19가 발생했어요. 여행이 어려워지면서 기존 사업을 계속하기 힘들어졌고, 여행을 보낼 수 없는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기존 여행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미술관·박물관 도슨트 투어를 떠올렸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했던 해설을 더 많은 사람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들을 수 있도록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전 세계에는 좋은 미술관과 박물관이 많지만 모든 곳에 도슨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도슨트가 있더라도 시간이 맞지 않으면 해설을 듣기 어렵고, 관람을 마친 뒤 다시 궁금한 것이 생겨도 해결하기 쉽지 않죠.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해 개발한 서비스가 오디오 가이드 아트키(ARTKEY)였습니다.


external_imageexternal_image

사진2. 버킷트래블의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 아트키(ARTKEY) / 사진3. 아트키(ARTKEY) 서비스 소개 이미지


Q6. ARTKEY에서 CULF로 서비스를 확장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RTKEY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오디오 가이드는 미리 제작된 해설을 듣는 방식이다 보니, 관람객이 감상 도중 새로운 궁금증이 생겨도 바로 질문하고 답을 얻기는 어려웠죠. 실제 도슨트 투어에서는 관람객의 질문에 따라 설명의 내용과 방향이 달라지잖아요. 이런 상호작용을 디지털 환경에서도 구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구상한 서비스가 AI 도슨트 CULF입니다. 관람객은 별도의 앱 설치 없이 QR코드로 접속해 작품에 대해 궁금한 점을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어요. 기관에서 제공한 전시 자료를 바탕으로 답변하기 때문에 전시의 맥락에 맞는 해설을 제공할 수 있고요. 도슨트로 활동하면서 쌓은 현장 경험과 ARTKEY를 운영하며 발견한 관람객의 요구를 CULF에 반영하고자 했습니다.

 

Q7. AI가 발전하면서 도슨트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표님은 AI와 인간 도슨트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AI가 인간 도슨트를 완전히 대체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서로 보완할 수 있는 관계라고 봅니다. 인간 도슨트는 관람객의 표정이나 반응을 살피면서 설명의 난이도와 방향을 즉각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요. 관람객과 함께 웃거나 감상을 나누는 것처럼 사람 사이에서만 만들어지는 경험도 있죠.

반면 AI는 도슨트가 개별 관람객의 궁금증과 이해 수준에 맞춘 설명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단체 투어가 끝난 뒤에도 궁금한 점을 묻거나,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속도에 맞춰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죠. AI가 인간의 역할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미술 감상 경험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8. CULF에게의 AI도슨트에게 ‘캐릭터’와 ‘성격’을 부여하는 설계를 하셨던데, 이건 어떻게 반영하게 된 결과일까요?

캐릭터를 단순히 재미를 위한 요소로 넣은 것은 아니에요. 사용자가 어떤 방식으로 설명을 듣고 싶은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인터페이스라고 생각했습니다. 미술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나 초보자에게는 쉽고 친근한 설명이 필요할 수 있고, 미술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조금 더 깊이 있는 정보가 필요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전시의 특성과 관람객의 요구에 따라 서로 다른 설명 방식과 성격을 가진 AI 도슨트를 구성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AI가 얼마나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느냐뿐 아니라, 그 정보를 관람객에게 얼마나 적절한 방식으로 전달하느냐라고 생각해요.

 

external_image

사진 4. 버킷트래블의 AI 도슨트 서비스 컬프(CULF) 로고


Q9. 실제 전시 현장에서 CULF를 활용해 보셨을 때, 관람객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처음에는 작가나 작품에 관한 정보성 질문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 작품을 보니까 이런 기분이 드는데 왜 그럴까?”, “이 작품을 어떻게 감상해야 하지?”처럼 자신의 감상에 가까운 질문이도 굉장히 많이 나왔습니다. 실제로는 관람객들이 AI를 단순한 정보 검색 도구가 뿐만 아니라 감상을 함께하는 상대처럼으로도 활용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사람에게 물어보기에는 사소하거나 조금 부담스러운 질문도 AI에게는 편하게 던지시더군요.

특히 작가의 생애에 관해 대화하던 관람객이 살인을 저지른 작가의 작품도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거야?”라는 취지의 질문을 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단순히 작품 정보를 묻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삶과 작품의 가치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었죠. 이 경험을 통해 CULF가 단순히 기존 도슨트의 설명을 디지털로 옮기는 것을 넘어, 관람객이 작품과 더 많은 대화를 시작하게 만드는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10. AI가 발전하더라도 인간 도슨트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같은 공간에서 같은 작품을 함께 바라보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슨트가 관람객의 표정과 반응을 살피며 설명의 방향을 바꾸고, 예상하지 못했던 대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고유한 경험이에요. 좋은 도슨트 투어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기억되지 않아요. 그날의 분위기, 다른 관람객들과의 대화, 도슨트와 나눈 감정까지 하나의 경험으로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AI는 개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바로 제공하거나 여러 언어와 난이도로 설명하는 데 강점을 가질 수 있지만, 사람과 사람이 같은 작품 앞에서 감상을 나누는 경험은 별개의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Q11. “누구나 예술을 쉽게 누리는 세상”이 중요한 목표라고 말씀하셨는데요. 현재 어느 정도까지 다가갔다고 생각하시나요?

아직 시작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는 건 단순히 작품 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거든요. 미술관에 가고 싶어도 작품을 잘 모른다는 이유로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어요. 작품 앞에서 무엇을 느껴야 할지 모르겠거나, 질문하기가 어려워서 감상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요. 아트키를 통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해설을 들을 수 있게 만들었고, CULF를 통해 관람객이 자신의 질문을 직접 던질 수 있도록 한 단계 더 나아갔다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연령이나 미술에 대한 배경지식, 사용하는 언어와 관계없이 누구나 자신의 이해 수준과 관심사에 맞춰 전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만 기술 하나가 문화예술 접근성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나는 미술을 잘 모르니까”라는 이유로 미술관에 가기를 두려워하거나 작품 앞에서 물러나는 사람을 한 명이라도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험이 여러 전시와 공간에서 쌓이면 저희가 생각하는 목표에도 조금씩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요.


Q12. 앞으로 버킷트래블이 구현하고 싶은 예술 경험은 무엇인가요?

기존의 전시 해설은 대체로 하나의 정해진 설명을 많은 사람이 동일하게 듣는 방식에 가까웠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앞으로 같은 작품을 보더라도 관람객 각자의 경험과 지식, 관심사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예술을 경험할 수 있게 만들고 싶습니다. 어린이는 자신의 언어로, 외국인은 자신이 이해하기 편한 언어로 작품을 만날 수 있고, 더 깊이 알고 싶은 사람은 원하는 만큼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죠.
또한 관람객뿐 아니라 전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미술관과 박물관에도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관람객이 어떤 작품에 관심을 보이고, 어떤 질문을 많이 남기는지 이용 데이터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면 향후 전시 해설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도 참고할 수 있겠죠. 관람객의 질문이 기관의 전시 운영에 새로운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예술을 잘 아는 사람만 편하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누구든 자유롭게 질문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예술을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 버킷트래블이 하고 싶은 일입니다.

external_image

사진 5. 버킷트래블에서 만난 명선아 대표


Q13. 대표님이 생각하는 예술과 여행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예술과 여행 모두 정답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같은 작품을 보더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과 해석이 다르고, 같은 장소를 여행하더라도 각자 경험하는 것은 다르잖아요. 누군가에게는 별다른 감흥이 없는 작품이 다른 사람에게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수도 있어요. 감상에 반드시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죠.

저는 누구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예술과 여행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미술을 잘 알아야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여행을 특별한 방식으로 해야만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각자가 가진 경험과 시선으로 예술을 만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가 하고 싶은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