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하단링크 바로가기
출석 QR 팝업 닫기
예술산업아카데미

(재) 예술경영지원센터

설문참여

기업/직업 정보

  • 홈으로

기업 탐방

[아티(ATI) 기업탐방] 섬으로간나비 (아트모아 기자단 6기 윤혜수)

작성자 : 머니볼1 조회수 : 118 2026-10-28

상상을 무대에 안착시키다.

윤상원 대표가 말하는 제작사 ‘섬으로간나비’와 공연 프로듀서 


하나의 작품이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관객을 만나기까지의 긴 과정에는 그 안의 모든 요소를 연결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공연 프로듀서다.

공연 제작사 ‘섬으로간나비’의 윤상원 대표는 연기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한 뒤 작가와 연출가 등 공연을 둘러싼 다양한 실무를 경험해 왔다. 

현재는 작품의 창작부터 제작과 유통, 해외 진출까지 아우르는 공연 프로듀서이자 제작사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여러 경험을 거쳐 만들어진 윤 대표의 시선이 지금의 ‘섬으로간나비’에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공연 프로듀서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들어봤다. 






 external_image

[사진 1] 섬으로간나비 윤상원 대표 사진 사진 제공=윤상원 대표


Q. ‘섬으로간나비’는 어떻게 시작됐나요?

시작을 돌이켜 보면,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내가 가진 생각을 무대 언어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보니 기회가 거의 없었고, 누군가의 선택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어느 순간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바에는 제가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주변에 같이 학교를 졸업한 동료들도 있었고, 그 친구들이나 동료들을 모아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가진 생각과 제 삶에서 출발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 우리의 삶을 공연으로 만들어 왔던 것 같아요. 


Q. 초기 극단 활동에서 지금의 공연 제작사로 변화한 계기와 그 결과 운영 방식에서 달라진 점이 궁금합니다.

극단 활동을 하던 당시에는 저희에게 연극이 일종의 훈련 같았습니다. 지원을 기다리면서 저희 돈을 모아 공연을 만들기도 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함께 공연하던 동료들이 하나둘 지쳐갔어요. 생업을 유지하면서 계속 공연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실제로 당시 함께했던 동료 중에는 이 일을 그만둔 사람도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겪으며 ‘지속 가능한 예술은 무엇일까’를 고민했던 것 같아요. 제가 연출하거나 글을 썼던 뮤지컬에서는 연극을 할 때보다 더 많은 관객을 만나기도 했고, 연출(연극 제작) 경험이 있기 때문에 ‘뮤지컬도 직접 제작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2020년에 뮤지컬을 제작하면서 제작사로 변화하게 됐어요.

다만 저는 이것을 연극이라는 장르의 한계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당시의 제 한계에 더 가까웠다고 생각해요. 그 당시의 돌파구가 뮤지컬이었고, 동료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예술을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뮤지컬 제작을 선택했던 것 같아요.

뮤지컬을 제작하고, 제작사로 변모하면서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생겼습니다. 직원도 채용하고 전문 프로듀서도 고용하게 됐고, 홍보와 마케팅을 바라보는 방식도 달라졌어요. 예산을 어떻게 확보하고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큰 금액이 오갈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어떻게 분산할 것인지도 체계적으로 생각해야 했습니다. 

극단 시절에는 한 작품이 짧으면 일주일, 길어도 2주 정도 공연되고 끝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실제 공연 기간만 보면 몇 달일 수 있지만, 하나의 프로덕션을 훨씬 장기적으로 바라봅니다. 재연이 올 수도 있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공연할 수도 있다는 점과 처음 투입된 비용을 회수하는 과정도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해요.

그러다 보니 이제는 작품 하나를 단발성 공연으로만 보지 않고 하나의 IP 사업으로 바라보게 됐습니다. 반면 계속 유지하려고 하는 원칙도 있습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자’는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되, 지속 가능한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가 좋아하면서 동시에 관객도 좋아할 수 있는 작품을 찾으려고 합니다.


Q. 작품을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방식은 IP 해외 수출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잘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해외 수출에 대한 비전과 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현지화에 대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2017년 중국에서 한중 합작 뮤지컬의 조연출로 참여했을 당시 베이징과 상하이에 머물며 중국 뮤지컬 시장을 직접 경험했는데, 그 당시에 비해 이후 중국의 소극장 수가 늘어나고 한국 작품이 현지에서 공연되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는 모습을 보게 됐어요. 그 과정을 보면서 한국에서 만든 작품이 국내 공연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외로 갈 수 있다는 장기적인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또한 우리가 뮤지컬을 수입하는 국가에서 이제는 한국에서 만든 뮤지컬을 해외에 수출하는 국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런 면에서 2023년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와 <무인도 탈출기>의 라이선스 수출로 인해 예상하지 못했던 수익이 발생했고, 저는 그 수익을 의미 있게 사용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2024년에는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독일어로 번역해 직접 독일 극장들에 제안했고, 현지에서 공연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가 다시 한독중 합작 중국 투어로 이어지는 경험을 하면서, 점차 중국을 넘어 일본과 대만, 유럽, 영어권까지 자연스럽게 시야를 넓히게 됐습니다. 


 external_imageexternal_image

[사진 2,3] 섬으로간나비 뮤지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독일 공연 사진/포스터 사진 제공=섬으로간나비


앞으로의 사업 확장 계획과 관련해서 계속 다양한 국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려고 합니다. 해외 아트마켓에 참여하거나 직접 현지 관계자에게 작품을 제안하면서 저변을 계속 넓히고 있고요. 이를 위한 준비로서 영어 번역과 영상 자막을 준비하고, 노래의 경우 전문 작사가와 함께 언어의 리듬과 악보에 맞는 스캔션 작업까지 진행하는 편입니다. 현재는 뮤지컬 <펑크>의 영미권 진출을 위해 번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뿐 아니라 일본과 대만, 캐나다와 호주, 유럽 각국 등 여러 시장을 찾아갈 수 있는 제작사로 확장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가마다 언어와 문화, 관객이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표현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해외 수출에서 현지화는 필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필요하다면 장면의 속도나 대사, 일부 넘버까지 현지 문화에 맞게 바꾸는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작품 자체가 다른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껍데기가 아니라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이고, 그 메시지를 현지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변화하는 것이 현지화라고 생각합니다. 


Q. ‘섬으로간나비’의 다양한 OSMU 콘텐츠 또한 작품을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방식과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렇듯 하나의 공연 IP를 여러 콘텐츠로 확장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업 형태로 바뀌면서 다른 예술기업과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만나게 됐고, 그 과정에서 공연도 하나의 IP가 되어 다양한 분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뮤지컬 시장에서는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작품이라도 그 이야기가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의 다른 분야에서는 더 적합한 IP일 수 있어요. 한 공연을 경험한 관객이 그 작품에서 파생된 웹소설이나 애니메이션, 다른 형태의 콘텐츠를 다시 만나면 그 IP를 새롭게 경험하게 되고, 작품 자체에 더 많은 애정을 가질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그렇게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고 매출이 생기면 회사도 성장하고,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구성원도 늘릴 수 있는 것입니다. 

다양한 콘텐츠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매체나 영화관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웹툰이나 음악, 애니메이션, 게임, 뮤지컬 등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클래식 공연이나 기타 행사에도 IP가 멀티 유즈되고 있습니다. 섬으로간나비는 뮤지컬 IP를 중심으로 IP를 개발하고 영화, 드라마, 웹소설, 웹툰, 콘서트,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로의 멀티 유즈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무인도 탈출기>의 드라마화, <앨리스>의 애니메이션화, <이올라오스>의 웹소설화가 가시적인 멀티 유즈 가능성입니다.   


Q. 주제를 제작사의 운영 체계로 옮겨본다면, ‘섬으로간나비’라는 제작사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원스톱 프로덕션 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빠른 업무 처리 속도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업무를 자사 내에서 결정하고 진행하면 각각의 업무가 분리된 구조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시대의 변화 자체가 굉장히 빠르잖아요. 작품 하나를 창작·개발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면 그 작품이 시대에 뒤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창작해 제작하는 과정이 비교적 압축적인 편입니다. 뮤지컬 <펑크>는 아이디어가 나온 뒤 실제 제작까지 반년이 채 걸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반대로 어려운 지점도 있습니다. 잘 모르는 영역, 예를 들면 바이럴 마케팅, 기업 단관 등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영역을 시작할 때입니다. 다만 한 번 경험하고 내재화되면 이전보다 더 큰 효율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AI를 활용한 회사 운영 시스템 체계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 체계 안에서, 창작, 제작, 유통, 글로벌 진출, 홍보와 마케팅은 자사가 담당합니다. 반면 조명과 음향, 극장 대관, 분장과 의상 같은 디자인·기술 영역은 외부의 전문 업체와 협력합니다. 예를 들어 조명과 음향은 전문 업체가 관련 장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모두 직접 운영하는 것보다 협력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의상과 분장 역시 전문적인 미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고요. 저희가 직접 해야 더 효율적인 부분은 내부에서 맡고,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협력하면서 창작과 유통에 집중하는 구조입니다. 


Q. 그러한 운영 체계 안에서 공연 한 편은 내부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실제 무대에 오르게 되나요?

가장 먼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작 PD나 창작진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제가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합니다. 그다음 이 이야기가 우리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도 좋아할 수 있는 작품인지 고민합니다.

작품을 선택한 다음에는 이 작품에 적합한 창작진을 구성하고, 규모에 맞춰 예산을 편성하고 극장을 대관합니다. 이후 펀딩과 캐스팅, 프리 프로덕션과 프로덕션의 순서로 진행된다고 축약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는 작품을 개발하면서 동시에 이 작품을 어떻게 유통할 것인지도 함께 고민하는 편입니다. 



Q. 그렇게 만들어지는 ‘섬으로간나비’ 작품들에는 공통된 방향이 있을까요?

저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결국 우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섬으로간나비의 창작진과 제작진이기도 하고, 저희 작품을 보러 와주시는 관객이기도 합니다.

<무인도 탈출기>는 제 20대의 자서전 같은 이야기입니다. 코로나19를 지나며 삶과 죽음, 우리가 왜 살아가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어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만들었고요. 오티즘을 알게 되면서 <앨리스>를 창작하게 되었습니다. <민들레 피리>는 우리는 왜 예술을 하는가에 대한 질문의 답을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시기에 시를 쓴 윤동주와 윤일주 형제에게서 답을 구하며 제작하였습니다. 가장 최근에 창작한 <이올라오스>의 경우 BL이라는 장르를 알게 되면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넘어 이 ‘퀴어’라는 것이 사실 더 먼 고대부터 시작된 것이라는 것을, 인간에게 있어서 사랑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며 만들게 되었습니다. 내년에도 야만과 문명의 충돌을 그린 신작 등, 새로운 우리의 삶에 대해 노래하는 작품을 만들 예정입니다. 

작품들을 보면 분위기나 소재가 모두 달라요. 결국 그 순간에 저희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만들어온 것 같습니다. 다만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만들고 싶은가’만큼이나 ‘이 작품을 관객들도 좋아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게 됩니다. 


 external_imageexternal_imageexternal_image

<무인도 탈출기><나르치스와 골드문트><앨리스> [사진 4,5,6] 섬으로간나비 공연 실황 사진 제공=섬으로간나비


 external_imageexternal_image

 <민들레 피리><이올라오스>[사진 7,8] 섬으로간나비 공연 실황 사진 제공=섬으로간나비


Q. 그렇다면 대표님께서는 우리 삶에 대한 이야기를 무대 위에 담아내는 ‘공연 프로듀서’를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여러 실무를 직접 경험하신 것이 지금 공연 제작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 같습니다.

극단을 처음 운영했을 때 첫 작품의 제작비가 100만 원 정도였습니다. 100만 원으로 공연 하나를 올리려면 정말 여러 일을 직접 해야 해요. 대본도 쓰고 연출도 하고 때로는 연기도 하고 조명과 음향 오퍼레이터를 동시에 하는 등 공연의 모든 파트를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지금까지 모든 파트를 이해하는 프로듀서로 성장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공연의 여러 파트를 경험한 시간이 쌓이면서, 각각의 분야를 전문가만큼 깊게 알지는 못하더라도 이 요소들이 어떻게 활용되고 연결되는지를 이해하게 된 거죠. 어떤 소재나 말하고 싶은 주제가 있을 때 창작부터 제작·유통까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정리되는 것은 그 힘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창작자들이 상상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창작자는 이게 현실화되는 것까지 생각하지 않고 상상을 계속 키워나갑니다. 프로듀서는 그 상상력을 제한하지 않으면서 더 키워주고, 동시에 그것을 현실에 안착시켜 실제 무대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작진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상상하고 그것을 작품으로 만든다면, 프로듀서는 그 작품이 실제 관객을 만날 수 있게 만들고 창작자의 상상력을 더 증폭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이올라오스>는 저희 회사 작품 중에서 제가 창작진으로 직접 참여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작품입니다. 일부러 창작에 관여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처음에는 신성부대를 소재로 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작가에게 이를 제안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방향이 더해졌고, 이후 연출가와 작곡가를 섭외하며 팀을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예산을 정하고, 한정된 예산 안에서 의상과 무대, 조명 가운데 어디에 더 힘을 줄 것인지 선택해야 해요. 모든 영역에 같은 힘을 줄 수는 없으니까요. 어떤 부분은 줄이고 어떤 부분에는 과감하게 더 투자할지를 결정하는 것도 프로듀서의 역할입니다.

또 창작진과 조명·음향·음악·분장·의상 등 여러 파트가 원활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공연이 장기화되면서는 작품을 어떻게 운영하고 흥행시킬 수 있을지도 계속 고민해야 하고요. 즉 프로듀서는 작품을 처음 떠올리는 순간에 이것을 어떻게 현실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 속에서 선택을 거듭하는 사람인 것이죠.


Q. 공연 프로듀서를 꿈꾸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어떤 경험이든 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나온 프로듀서들을 보면 출발점이 정말 다양해요. 마케팅을 하다가 프로듀서가 된 분도 있고, 작가나 배우 출신도 있고, 조명 분야에서 일했던 분도 있습니다. 공연과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하다가 프로듀서가 된 경우도 있고요.

결국 모든 경험이 자기 재산이 되고, 그것을 활용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장 필요한 것은 공연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동시에 공연을 둘러싼 모든 요소를 데이터화, 수치화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공연은 혼자 만드는 일이 아니잖아요. 배우와 창작진, 디자인 스태프, 극장 관계자와 하우스 운영 인력 등 정말 많은 사람이 하나의 공연에 참여합니다. 소극장 공연 하나를 만들 때도 수십 명이 함께하고, 규모가 커지면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참여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함께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공연 프로듀서라는 직업에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꼭 외향적이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조용하고 소극적인 성향이어도 사람을 믿고 사랑하는 분들이 공연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결국 공연 자체를 사랑하면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이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ternal_image

[사진 9] 섬으로간나비 공연 제작 현장 사진 사진 제공=섬으로간나비


Q. 앞으로 ‘섬으로간나비’가 어떤 제작사로 기억되기를 바라시나요?

‘섬으로간나비가 만드는 작품은 뭘 봐도 재미있다. 의미가 있다. 나에게 무언가 남는다’는 생각을 줄 수 있는 제작사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관객이 극적인 경험을 충만하게 할 수 있는 제작사, 그리고 긍정적인 회사로 기억되고 싶어요. 저는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즐거운 경험을 하고 가는 것에 초점을 많이 맞추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선택을 기다리는 대신 “내가 만들어보자”고 시작한 섬으로간나비는 이제 작품을 창작하고 제작하는 것을 넘어, 

하나의 IP를 다른 콘텐츠와 해외 시장까지 연결하는 제작사가 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반복해서 등장한 출발점은 계속 같았다. 지금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가 관객에게도 의미 있는 경험으로 남게 하는 것.

그리고 그 사이에 공연 프로듀서가 있다. 

창작자의 상상이 자유롭게 커질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예산과 극장, 인력과 시장이라는 현실적인 조건을 연결해 

그 상상이 실제 무대에 오르게 만드는 사람이다.

윤 대표가 여러 경험을 거치며 얻은 시선 역시 결국 이 역할에 모인다. 

대본과 연출부터 조명·음향, 제작과 유통을 직접 경험한 시간은 각각 따로 떨어진 경력이 아니라 

하나의 공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바라볼 수 있게 한 자산이 됐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섬으로간나비는 이제 한 번의 공연을 넘어 오래 살아남는 작품과 시스템을 고민하고 있다.

‘상상을 현실에 안착시키는 사람.’ 윤 대표가 내린 공연 프로듀서의 정의는 지금까지 섬으로간나비가 걸어온 과정과도 닮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