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탐방
[아티(ATI) 기업탐방] 아트숨비
예술로 일상을 풍요롭게 하다, 아트숨비
아트숨비 김민 대표
아트숨비는 예술기획사로 청년예술가를 조명하고 발굴하여 작가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해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더불어 대중에게 예술이 삶의 감성과 창의성을 회복하는 가능성에 대해 알려주고,
일상 속에서 예술을 풍요롭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아트숨비의 김민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아트숨비 전경
안녕하세요. 아트숨비가 어떤 회사인지, 어떻게 설립하게 된 곳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아트숨비는 시각예술가 100명이 소속되어 있는 작가 에이전시이자, 10년 차 예술기획사입니다. 미술 실기를 전공하던 석사 과정 중에 예술가가 사회에서 창작 활동 기반을 좀 더 넓힐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출발하게 되었어요.
아트숨비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해녀가 바다에서 물질하며 한참 동안 숨을 참다가 물 바깥에 나와 내쉬는 숨소리가 있어요. 그 숨소리를 ‘숨비’라고 해요. 제주도에서는 ‘숨비’를 생명을 향한 소리라고 표현하거든요. 숨비소리도 신비롭지만, 그 단어가 품고 있는 의미도 참 좋았죠. 아트숨비의 첫 활동 시작이 제주도였기 때문에 숨비가 품은 의미를 담아 세상에 좋은 예술로 새로운 숨을 불어넣어 주겠다는 뜻을 가지고 이름을 지었어요.
아트 에이전시가 국내에 많지 않은 것 같은데요. 아티스트분들이 에이전시에 속하게 되면 장점이 무엇일까요?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거죠. 작가는 작업실에서 오롯이 집중하며 자신만의 예술관을 확장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반드시 주어져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아트숨비가 세상과 작가를 매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아트숨비의 다양한 전공을 가진 기획자들이 폭넓은 프로젝트를 기획합니다. 따라서 예술가 개인으로서는 만나기 힘든 프로젝트들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죠. 또, 작품 라이센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도 하고요. 또한, 아트숨비에 소속된 작가들과 네트워크의 장을 제공하는 것도 작가에게 연대감을 형성해 힘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각예술 작가들에게 아트숨비만의 매력 어필 부탁드립니다.
본인의 창작활동을 대중에게 선보일 기회를 훨씬 많이 누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유익한 점이에요. 저도 대학원 시절 동료 작가들과 전시를 여러 차례 했는데, 전시 오픈일에나 주변 지인들이 찾아오고 이후에는 무명작가들의 전시를 보러 오는 사람은 거의 없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에게 나의 예술을 선보이고, 더욱 재밌는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아트숨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갤러리뿐만 아니라 축제, 온라인 등 수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작가 개개인의 역량을 선보일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드리고 있어요.

아트숨비센터 갤러리
아트숨비는 에이전시의 개념보다 폭넓은 활동을 하시는 것 같아요. 청년 예술가 조명 말고도,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지금까지는 작가 측면에서 소개했다면, 대중의 관점에서 말씀드릴게요. 평소 예술을 친근하게 여기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예술이 삶의 감성과 창의성을 회복하는 기능성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요. 그러려면 우선적으로 예술 작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전시를 친절하게 소개하는 장치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죠. 아트숨비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하지만 결국 전시와 연계 프로그램, 연계 상품, 이렇게 세 가지가 이어져서 구성되거든요.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이 예술 작품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연계 상품을 통해서는 전시장을 벗어나더라도 예술 작품을 계속 상기시킬 수 있도록 하고요. 이렇게 이어진 활동으로 순수 예술 작품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거죠. 최근 국내 미술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과연 작품을 접하는 사람들이 예술을 충분히 즐기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트숨비는 예술을 모든 시민이 향유할 수 있게 돕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트숨비에게 예술은 무엇인가요?
우리의 어린 시절 누렸던 감성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예술의 유익을 생각해요. 살다 보면 마음이 팍팍해지고 사랑할 힘도 없고 소중한 기억을 잊어버리기도 하잖아요. 근데, 예술 작품을 바라보면 잊고 있던 추억들과 감정이 살아나며 나를 회복시키는 순간이 있거든요. 어린 시절 충만하게 누리던 감성과 밝은 마음이 계속 우리 안에 남아있을 때, 그 삶은 훨씬 더 활기차고 부유할 수 있다고 믿어요. 인간은 누구나 아름다운 것을 보면 기뻐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며, 사랑을 나누고 싶고, 소중한 추억을 힘입어 살아가는 멋진 본성을 가지고 있죠. 예술로 계속해서 그 가치를 상기시키며, 한 인간으로 누릴 수 있는 기쁨을 누리도록 돕는 일을 하고 싶단 생각을 해요.
시민들이 향유하는 예술이라고 하면 전시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아트숨비에서 최근에 진행된 전시가 있을까요? 준비 중인 전시 소개도 좋고요.
가장 최근은 아니지만, 미술주간을 할 때마다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어서 소개해드리고 싶은데 그 전에 아트숨비센터의 배경을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사옥을 준비하며, 아트숨비의 공간을 어디에 만들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서울에서 우리의 활동을 가장 반가워할 만한 지역, 다양한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지역, 시각예술을 선보이는 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지역을 찾았는데 그게 은평구였어요. 장소 선정에 고심한 노력의 성과인지 처음 이 공간을 만들었을 때 어떻게 여기에 전시관을 만들 생각을 했냐며 주민분들이 고맙다고 정말 많이 말씀해 주셨어요. 저희 취지대로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뿌듯하죠.
저희는 미술 주간 때마다 은평구만의 자원을 가지고 함께 예술 콘텐츠로 풀어내는 시도를 하고 있거든요. 저는 사람들한테 우리 주변 삶 속의 소재들이 얼마나 근사한 예술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작년 미술주간에는 ‘은평의 얼굴’이라는 주제로 은평구 주민들을 주인으로 삼은 프로젝트를 선보였어요. 주민 지원자 중 몇 분을 뽑아서 소속 작가 세 분과 연결했죠. 은평구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지역 주민을 인터뷰하고 초상화를 그린 작가가 있었고, 지역민의 인생 밥상 이야기를 수집하여, 관객에게 멋진 예술 밥상을 차려낸 작가, 은평구의 여행 루트를 추천받고, 직접 트래블러가 되어 소소한 일상을 그림을 그려낸 작가들이 함께 우리 지역의 모습을 예술로 기록해주었어요. 그 결과물들은 그림책과 굿즈로도 만들어졌죠. 전시의 준비부터, 운영, 결과물까지 주민-예술가-기획자가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 이런 활동이 아트숨비가 이 지역에서 계속해서 시도해보고 싶은 것들이에요.

2021 미술주간
전시가 이뤄지고 있는 아트숨비의 사옥을 보면 단순한 사무적인 공간의 회사가 아니라 다채로운 느낌이 들어요. 공간별로 소개 부탁드려요.
어떻게 해야 예술 공간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다가오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을 계속했어요. 예술하는 사람들만의 아지트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그래서 이 공간에 진입하게 하기 위해서는 1층에 카페를 두는 게 좋은 징검다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1층에 카페 공간을 배치했어요. 내부는 평상 구조로 만들었고요. 어르신들 혹은 자녀들과 함께 오는 부모님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싶었거든요. 가끔은 카페 공간에서 작은 공연도 하는데, 그럴 땐 좀 더 먼 거리에서도 찾아오세요. 2층 전시 공간으로 올라오면 참여형 프로그램을 유료/무료로 함께 제공하고 있어요. 이러한 프로그램으로 편하게 주민과 예술로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참여한 결과물들로 아카이브형 설치 작품을 후속으로 연출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해야 은평구의 주민들과 함께하는 허브 역할이 될지 고민하며 여러모로 계속 시도하고 있어요.

아트숨비센터 전시공간_전시연계 프로그램 / 아트숨비센터 카페 숨비로와
모든 시민에게 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접할 수 있게 아트숨비에서도 노력하고 계신다고 들었는데요. 아트숨비의 활동 중 시민들의 큰 사랑을 받은 활동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언제나 첫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당시 제주도는 많은 문화예술 이주자는 있지만, 문화예술 프로젝트는 보이지 않는 때였거든요. 그때 제주도의 ‘탐라 문화제’와 ‘해녀 축제’에 참가했어요. 당시는 ‘제주해녀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노력이 있던 시기인데, 해녀를 콘텐츠로 문화 사업은 보기 어려워 아쉬웠어요. 그래서 축제 기간에 작은 부스 2개를 빌려 해녀를 주제로 여러 작가가 전시하고, 연계 체험 프로그램과 문화상품을 선보였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부스 밖까지 줄을 서 계실 정도로요. 그 경험으로 전시의 주제와 내용이 대중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면 대중도 즐겁게 예술을 누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그때 같이 선보였던 굿즈가 제주도 지역의 초기 관광기념품이다시피 했을 거예요. 작가들과 일러스트를 활용해서 상품을 만든 것들이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제주도를 넘어서 전국 단위에서 유사한 프로젝트를 의뢰받고 순조롭게 회사를 운영해 나갈 수 있게 되었어요.

창업 초기에 제작된 제주도 관광 기념품
그러면 제주도에서 했던 이 프로젝트는 준비하는 데 어느 정도 걸리셨나요?
갑작스럽게 진행된 일이라 준비기간이 한 달도 채 안 되었을 거예요. 우연히 축제 정보를 듣고 주변 동료 작가들을 설득해서 준비했죠. 당시에는 지금처럼 산업에서 작가들의 활동이 왕성하지 않을 때라 이 도전을 주변에서 재미있게 여겼어요. 예술 콘텐츠로 지역축제에 참여한 일은 저희에게 힘들지만 참 즐거운 경험이었고, 함께한 작가들과 추억이 많아요.
아트숨비에서는 온라인 예술교육 플랫폼인 ‘뮤지엄인핸드’도 운영하시더라고요. ‘뮤지엄인핸드’에 대해 소개 부탁드려요.
‘뮤지엄인핸드’는 아트숨비가 지향하는 가치를 하나의 키트에 담아낸 브랜드입니다. ‘뮤지엄인핸드’ 이름 자체가 내 손에 담긴 미술관이란 뜻이잖아요. 어디에서든 아트키트 박스를 펼치면, 미술관에 입장한 것 같은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통 미술관에 가면 큐레이터의 설명을 따라가며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참여하게 되잖아요. 이 과정 모두를 키트에 담은 거죠.

뮤지엄인핸드의 아트키트
‘뮤지엄인핸드’에서 판매 중인 아트 상품(아트키트)에 대해 소개 부탁드려요.
단순 취미용 키트로 이해하고 구매했더라도 결국 키트 안에 담겨 있는 프로그램을 따라가다 보면 작품을 깊이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기획했죠. 키트는 크게 예술 작품 이미지, 평론, 미술 실기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예술 작품을 읽기 위해서는 작가의 예술관과 테크닉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두 가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일반 취미용 키트와 차별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가, 미술평론가, 에듀케이터, 기획자가 수없이 의논하며 각 아트키트를 통해 사용자가 예술작품의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키트를 즐기던 분이 어느 순간 미술관에 갔을 때 예술 작품을 읽어내는 눈이 한층 높아진 것을 느끼신다면 저희의 목적을 이룬 것이겠죠.
아트숨비는 아카데미&컨설팅을 통해 문화예술계 재원 양성에도 힘쓰고 계신데요. 어떤 식으로 아카데미와 컨설팅이 진행되는지 자세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
내부 교육과 외부 교육을 해요. 아트숨비 내에서는 재직 중인 기획자들을 꾸준히 훈련하고 있는데요. 하나의 프로젝트를 이끌어가기 위해선 산업에 대한 이해부터 나아가 기획, 행정 등 관련 영역에 폭넓은 이해가 있어야 하죠. 그래서 매주 기획자 스터디를 시간을 통해 선임들 주도로 업무에 필요한 필수 교육 시간을 갖습니다.
이런 내용과 현장 경험을 담아서 외부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아카데미를 운영합니다. 대학과는 강의, 현장실습, 인턴십을 운영하고, 지역과는 컨설팅, 멘토링, 주민교육 등을 진행해요. 아트숨비는 다양한 산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도시재생, 관광, 문화예술, 사회복지 등 아카데미를 필요로하는 산업군과 대상층이 넓은 편입니다. 수업내용도 이론, 실습, 실무 결합 등 형태가 다양하죠.
아트숨비는 인턴십 제도가 있다고 들었어요. 실제로 정규직 전환도 가능하다면서요? 인턴이 되면 어떤 활동을 하게 되는지 소개 부탁드려요.
저희가 진행하는 수많은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게 돼요. 재직자 대상 기획자 스터디에 함께 참여하면서 기본 교육을 받고, 개인의 역량에 맞는 프로젝트에 실무자로 참여하게 됩니다.
인턴십을 선정하실 때 중요하게 여기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인턴십을 희망하는 대학생을 위한 합격 팁을 공유 부탁드려요.
저는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보는 편이에요. 자기소개서를 보면 지원자가 자신만의 이야기로 끌어가는 글쓰기 힘이 있는지 알 수 있고, 문장력을 보면 독서량을 파악할 수 있거든요. 또, 아트숨비에서 진행되는 거의 모든 프로젝트는 협력이 필수이기에 지원자가 바른 인성을 가졌는지도 파악하려고 노력합니다.

아트숨비 김민 대표
대표님은 아트숨비의 대표로 활동하시기 전에 어떤 경험을 하셨나요?
저는 대학원을 늦게 진학했고, 그 전에 엔터테인먼트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아트숨비의 체계를 잡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아트숨비는 2013년에 설립되어 10년 차에 접어들었는데요. 운영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경험이나 힘든 점이 있으셨나요? 있으셨다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아무래도 세대마다 가치관이 많이 다르고, 그 속에서 바람직한 직장의 형태나 문화를 어떻게 다지는 것이 현명할지 늘 고민합니다. 소속 작가, 재직자, 클라이언트 등 저희는 소통을 참 많이 해야 하는 조직인데, 그 안에서 모두에게 이로운 우리만의 기준과 균형감을 갖추는 것이 과제입니다.
앞으로 아트숨비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처음 제주도에서 출발해서 대한민국 전국으로 우리의 활동이 확대되었는데, 이러한 프로젝트를 이제는 국제 시장에서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어요. 올해 메타버스 뮤지엄을 구축했는데, 이 사이버 공간을 활용하여 전 세계에 우리나라의 예술가를 알리고 예술가는 더욱 새로운 시장에서 창작활동을 펼칠 기회를 발굴해드리는 것이 앞으로 10년의 목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트숨비, 또는 아트 에이전시에 취업을 꿈꾸는 취업준비생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예술을 업으로 삼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관련 전공도 그만큼 많고 다양해졌지만, 진지하게 공부하며 전문성을 갖추어가는 사람은 정작 많지 않다고 느낍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만큼 이론적 깊이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결국 예술 생태계에도 이로운 인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