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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ATI) 기업탐방] SPAF(서울국제공연예술제)

작성자 : 이지원 조회수 : 1,943 2023-02-17


새로운 도약의 SPAF(서울국제공연예술제)

이를 이끄는 최석규 예술감독은 누구인가?



SPAF(서울국제공연예술제) 최석규 예술감독

 


2001년 시작된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한국의 대표적인 국제공연예술축제이다. 

22회를 맞이한 2022 SPAF는 ‘전환’이라는 주제 아래 동시대 예술의 가치와 관점에 주목한다. 

나아가 팬데믹 이후 변화한 예술의 역할과 가치에 초점을 두고 17편의 국내외 작품을 선보였다. 

SPAF의 생신한 시도, 그 중심에는 최석규 예술감독이 있다. 아시아 동시대 연극과 무용, 다원예술을 기반으로 국제교류의 일선에서 활약해온 최석규 감독은 지금의 시간에 가장 중요한 질문은 무엇인지 들여다본다. 

최석규 감독의 깊이있는 고민은 SPAF에 고스란히 녹아들었고, 이는 SPAF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냈다.

어떠한 마음으로 SPAF의 전환을 기획했는지, 최석규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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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F(서울국제공연예술제) 최석규 예술감독



안녕하세요, 최석규 감독님.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감독님께서 몸담고 계신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이하 SPAF)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2001년 시작되어 올해로 22년의 역사를 가진 국내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공연예술축제입니다. 초기에는 연극과 무용 작품 중심의 축제였지만, 지난해부터는 다원예술과 현대예술, 뉴뮤직 등 다양한 형식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매년 10월 서울 대학로와 인근 지역에서 한 달 동안 개최되는데요.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의 예술감독으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하시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축제의 전반적인 방향 설정, 프로그램 기획, 동료 및 관객 소통의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역대 축제가 내놓았던 비전과 미션을 살펴봅니다. 그것들이 재설정되어야 하는지를 고려하고, 그렇게 해야 한다면 지금의 시간에 축제가 선보여야 할 행보는 무엇일지 고민하죠. 이를 통해 축제의 전체적인 방향을 세웁니다. 이후에는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데요. 축제의 메시지와 맞는 예술가 및 예술작품을 살펴보고, 국내외 예술 생태계에서 협력할 전문가들을 찾습니다. 이 모든 작업에서 팀원들과 의견을 공유하며 축제 준비의 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고, 준비한 축제가 관객들에게 충분히 가닿을 수 있도록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필요해요. 축제 기획 전반의 업무를 맡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단임이 많은 예술계에서 5년간의 예술 감독직을 맡게 되셨어요. 이 결정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동안 SPAF가 가진 리더 형태는 다양했는데요. 중장기 예술감독이 있었던 때도 있고, 프로그래머 제도를 둔 적도 있었어요. 예술 감독제가 아예 없었던 때도 있었죠. SPAF 내외부에서 축제의 재도약을 위한 미션 재설정, 프로그램 밀도 상승을 위해서는 중장기의 기간을 이끌 리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고, 그것이 5년 임기의 예술감독을 선출한 계기입니다.

저는 5년이라는 시간이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데 1-2년이 소요된다는 측면에서는 길지 않은 시간이고, 팀워크를 다져나가기에는 충분히 짧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이죠. 5년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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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F 홈페이지



SPAF의 예술적 비전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동시대적 관점과 시대적 가치를 담아내 예술가의 다양성, 기후위기, 기술·과학, 지역성, 이동성 등을 지향하고자 한다.) SPAF가 가진 큐레토리얼 방향성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크게 세 가지로 나눠서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새로운 서사입니다. 여성, 장애, LGBTQ, 나이듦 등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진 배치하고자 해당 키워드를 선정했어요. 전환하고 있는 시대적 가치를 토대로 예술의 동시대적 관점에 대해 질문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는 예술과 과학, 기술의 미래와 포스트 휴머니즘입니다. 기술과 과학, 예술이 만나면 어떠한 확장이 일어나는지 살펴보고자 해당 키워드를 선정했어요. 해당 키워드를 통해 기후위기 시대의 예술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리라고 보았고요. 마지막으로는 지역성과 초지역성입니다. 우리의 지역성이 가지고 있는 차별성. 그리고 글로벌 콘텍스트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트렌스 로컬리티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선정했죠. 동시대 시간성과 더불어 공간성을 고려할 수 있는 좋은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축제의 미션을 고민하는 과정이 축제 기획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는지도 여쭤보고 싶어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은 무척이나 주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미 있는 작품들을 모으고 그것을 유통시키는 역할로서의 축제도 중요하지만, 분명한 관점을 갖고 관객들과 만나는 것으로서의 축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축제가 주제를 던짐으로써 질문의 장과 대화의 장이 펼쳐진다면, SPAF의 미션은 충분히 달성됐다고 생각합니다.



2022년 SPAF의 예술적 비전의 실천은 팀 내외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았나요?

5년간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거기에 맞는 프로그램을 구축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이전까지 축제의 구조가 공연 중심이었다면, 올해부터는 공연과 워크샵 페스티벌이라는 두 개의 축을 기점으로 진행했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할 수 있고요. 

한편으로는 주제가 이슈파이팅으로 달리고 있지 않냐는 평도 있었는데요. 논쟁적인 내용과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선보여서 그런 것 같아요. 또, 명확한 주제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만큼 해당 범위에 속하지 않는 이야기는 소개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는 평도 있었고요. 이러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더욱 짜임새있는 SPAF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SPAF는 다양한 워크숍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요. 특히 올해는 공연과 워크숍 페스티벌이라는 두 개의 축을 기점으로 하는 축제 구조를 시도했습니다. 워크숍 프로그램의 강화를 꾀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워크숍 프로그램은 창작자들의 질문과 이야기, 그리고 작품 창작의 과정이 어떻게 공유될 것인가 하는 고민에서 비롯됐습니다. 더불어 워크숍 프로그램을 통해 다학제 간 교류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요. 예를 들어, 기후위기 문제는 예술가들의 시선뿐만 아니라 과학자들이나 철학자들의 관점도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워크숍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학문 간 경계를 아우르는 의견이 공유되어 더욱 유의미한 감상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 보았죠. 동시대 예술의 중요한 의제와 질문을 보다 깊이있게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하고자 워크숍 프로그램을 축제의 주요한 축으로 두게 됐습니다.



축제는 한 사람만의 노력이 아닌, 여러 분야의 스탭들과 협력해서 준비하는 행사이죠. 축제의 리더로서, 인력을 어떻게 잘 아우를 수 있었는지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내부의 동력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이거는 되게 중요한 질문인 것 같아요. 솔직히 고백하면 SPAF를 담당하고 있는 인력이 많지 않거든요. 적은 인력이 많은 일을 감당해야 하므로 팀빌딩을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SPAF가 제시하고자 하는 미션과 비전이 모든 팀원과 공유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각자의 축제가 아니라 ‘우리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 같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합니다. 함께 질문하고 함께 고민하는 팀 분위기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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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SPAF ‘뫼비우스 Möbius’ 작품 스틸컷 ⓒSPAF



주로 어떤 분들이 SPAF를 방문하시나요? 앞으로 SPAF에 어떤 관객분들이 찾아주시기를 기대하나요?

지난 20년간의 관객분들을 살펴보면 예술가와 예술관계자, 예술애호가 분들이 SPAF를 많이 찾아주십니다. 즉,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층 중 공연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주요 관객이시죠. 

더불어 SPAF의 관객층을 확장하기 위해 관객개발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의 관객이 아니었던 사람들과는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죠. 올해는 처음으로 장애 관객을 위해 8편의 베리어프리 작품을 제공했어요. 자막, 수어 통역, 음성 해설 등을 적용함으로써 장애 접근성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어린이 관객을 비롯한 가족 단위의 방문을 이끌기 위해 서커스 등과 같이 어렵지 않고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고요. 특히 다음 SPAF에서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관객으로서 축제에 참여하기를 바라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감독님께서는 춘천마임축제 사무국장·부예술감독, 안산국제거리극축제의 예술감독 등 다년간의 경력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계기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아주 우연한 계기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연극제의 통역 자원봉사를 하면서 다른 문화, 여러 정서가 반영된 예술작품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이후 터키 국제연극제 컨퍼런스에 통역 자원봉사를 하며 축제에 대한 기획에도 흥미가 생겼고요. 그래서 무작정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님을 찾아가 함께 일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좋게 봐주셔서 해당 축제에 참여할 수 있었고, 본격적으로 이 분야에 발을 들였죠. 춘천마임축제 일을 하며 공연예술축제란 무엇이며 앞으로 한국의 공연예술축제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마임을 비롯한 예술 장르에 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껴져 영국 연극학교에서 유학도 했고요. 이러한 모든 여정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웃음)



그렇다면 예술감독님의 전공은 무엇인가요?

학부 시절 사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러시아사를 공부했습니다. 저는 인문학을 공부한 것이 제 커리어에 굉장한 도움을 줬다고 생각해요. 물론 처음에는 제가 예술 전공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고민을 하기도 했어요. 예술감독들은 대게 예술가 출신들이 많거든요. 

하지만 결국 예술은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 시대, 삶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잖아요. 인문학을 공부하며 폭넓은 세계를 이해하고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었고, 덕분에 보다 창의적인 시각으로 예술과 축제를 마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022년을 기준으로 3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일을 해오셨는데, 그동안 커리어와 관련해서 고민은 없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당연히 있었죠. 특히 예술가의 creativity (창의력)과 기획자의 creativity는 어떻게 다른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고민에 대한 답을 찾고자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는데요. 20개국을 돌며 각 지역의 축제를 방문해 서양의 축제는 어떠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살펴보기도 하고,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며 서양의 축제 기획자들은 어떠한 부분에 주목하고 있는지 알아봤어요. 세 달간의 여행을 통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갖추며 고민을 잘 풀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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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SPAF 최석규 예술감독



예술감독이 되기 위해서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예술감독의 역할은 질문하고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예술은 질문하는 힘과 생각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예술가가 작품을 통해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관객에게 질문함으로써 작품과 축제의 메시지를 잘 풀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는 다양한 예술을 접하고 새로운 예술에 마음을 여는 자세가 필요하겠지요. 오늘날의 예술은 새롭게 생겨나기도 하고, 빠르게 변화하기도 합니다. 지금의 시간에 다양하게 일어나는 예술적 시도를 주의 깊게 살펴볼 줄 아는 눈을 기르는 것도 꼭 필요해요. 

나아가 예술 생태계의 유기적 시스템을 읽어낼 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면, SPAF는 국립현대무용단과 협력해 무용과 기술의 관계를 맺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다양한 예술 분야의 협력을 이해하고, 예술계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자 하는 열정을 갖추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문화예술 분야에 종사하고자 하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조언과 응원의 한 마디를 부탁드립니다!

절대 놓쳐선 안 되는 것은, 내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입니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내가 믿는 가치는 무엇이고 내가 지향하는 세계는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질문해야 해요. 치열하게 본인을 살펴보고, 자신과 맞는 일을 하며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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