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하단링크 바로가기
출석 QR 팝업 닫기
예술산업아카데미

(재) 예술경영지원센터

설문참여

기업/직업 정보

  • 홈으로

기업 탐방

[아티(ATI) 기업탐방] 프로듀서그룹DOT

작성자 : 이지원 조회수 : 2,036 2023-10-10



프로듀서그룹 DOT, 독립과 의존 사이에서 공존의 교차점을 만들다


프로듀서그룹 DOT 박지선 독립 프로듀서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홀로 서고 싶은 독립적인 사람도 있고,

타인과 함께하고 서로 의존하면서 삶의 무거움을 맞들고 싶은 사람도 있다.

박지선 독립 프로듀서는 그 누구보다도 독립적인 사람이지만,

여러 프로듀서 공동체를 만듦으로서 상호 의존의 가치를 알린 사람이다. 

프로듀서그룹 DOT(이하 DOT)를 만들어 독립적이되 위계 없이 수평적이고 창의적으로 활동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

세상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는 하나의 점(dot)이자,

질문을 가진 사람들을 모으는 구심점인 박지선 프로듀서를 만나보았다. 






external_image

박지선 독립프로듀서



안녕하세요, 박지선 프로듀서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프로듀서그룹 DOT라고 하는 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입니다. 주로 공연예술 분야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공연 분야에서 활동하신 걸로 압니다. 춘천 마임 축제나 독립 영화, 다원 예술 등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문화예술 기획자로 활동하는 이유와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춘천 마임축제로 시작했어요. 마임이라는 장르가 연극, 무용에 비해 인기가 있지는 않아서 한국의 마임이스트가 아주 적어요. 그러다 보니 ‘마임이라는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확장해서 어떤 작업을 해나갈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예술 사업가들과 협업하게 된 거죠. 오브제 연극, 신체 연극, 컨템포러리 서커스*, 장소 특정형 공연 같이 계속 장르를 확장하게 되었어요. 개인적으로도 성향 자체가 호기심이 많고 수평적으로 이동하는 걸 좋아해요. 영화, 전시, 공연, 책처럼 좋아하는 게 많다 보니, 좋아하는 걸 하면서 더 확장된 작업을 하게 됐죠. 예술끼리의 만남에서 새로운 것이 탄생하는 것도 점점 장르가 넓어지는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아요. 



external_image

박지선 독립 프로듀서가 참여했던 시기의 춘천 마임 축제(2009년) ⓒ춘천마임축제



자기소개하실 때 말씀해 주신 프로듀서그룹 DOT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DOT는 프로듀서 콜렉티브(Collective, 공동 사업체)입니다. 현재 4명의 독립성을 가진 프로듀서가 같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 회사처럼 대표, 직원 같은 위계가 있지는 않아요. 동등하고 수평적인 관계의 동료 프로듀서들입니다. DOT의 중요한 키워드 3가지는 인디펜던트(Independent), 호리즌털(Horizontal), 크리에이티브(Creative)인데 각각 독립적, 위계 없이 수평적, 창의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DOT는 일종의 우산입니다. DOT라는 우산은 큰 방향성을 가지고 있고, 그 아래에는 방향성에 동의하는 프로듀서들이 있는 거죠. 작업은 독립적으로도 하고, 프로듀서끼리 협업이 일어나기도 하고요. 다양한 예술가와 작업을 하기도 하는데 예술가들은 A 프로듀서와 작업했다가 다음에는 B 프로듀서와 작업을 하며 시너지를 내죠. 경력, 관심 장르, 활동 분야가 다른 프로듀서들끼리 DOT 안에서 지식, 정보, 노하우 등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external_image

프로듀서그룹 DOT 로고 ⓒ프로듀서그룹 DOT



대부분 프로듀서라고 하면, 방송 PD를 생각하거나 특정 기업에 소속되어 기획이나 제작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독립 프로듀서와 기업 소속 프로듀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프로듀서의 세계는 굉장히 다양해요. TV, 라디오, 영화, 공연 등 여러 분야로 나뉘죠. 방송 프로듀서를 연출자라고 한다면, 영화나 공연 프로듀서는 직접 연출을 하는 건 아니지만 연출자와 창작 스텝, 배우들을 모아서 팀을 만들고 한 작품을 총괄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립 프로듀서는 말 그대로,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고 나만의 독립성을 가진 작품을 만드는 사람인 거예요. 예를 들어, 어떤 기업에 속해있다면 기업이 원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관객들이 좋아하고 돈을 벌 수 있는 작품이 기업이 원하는 작품이겠죠. 물론 독립 프로듀서라고 해서 꼭 돈을 벌지 않겠다는 목표를 가져야 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DOT는 우리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우리가 생각하는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와 함께하는 예술가가 관객들과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가 더 중요한 가치로 두고 있어요.



<아시아 프로듀서 플랫폼>, <더 프로듀서>처럼 여러 프로듀서 공동체를 만드는 일을 지속해서 해오신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이러한 공동체를 기획하게 되었나요?

<아시아 프로듀서 플랫폼>은 2013년에 만들어졌어요. 제가 국제 교류 활동을 계속했었거든요. 프로듀서 일을 국제적으로 하다 보니 해외 친구들이 매우 많았어요. 특히 유럽 쪽과 많은 교류를 했고요.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생각해 보니, 유럽과의 교류에 비해 아시아와의 교류가 아주 적었고 제가 아시아에 대해서도 잘 몰랐던 거죠. 그러면서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두 번째 이유는 새로운 플랫폼의 필요성 때문이었어요.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공연예술 관계자들이 모이는 플랫폼이 대부분 아트 마켓 형태였거든요. 사람들이 모여서 작품을 사고파는 것이 그 플랫폼의 중요한 목표였던 거죠. 어떤 쇼케이스를 보고, 마음에 들면 그 작품을 사서 페스티벌이나 극장에 초청하는 그런 시장이었던 거예요. 그런 비즈니스 위주의 플랫폼이 너무 주를 이루다 보니 비즈니스보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플랫폼이 우리에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당시에는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라는 말을 쓰지 않았어요. 공연예술계에서 프로듀서라는 말도 많이 쓰이지 않았던 때거든요. ‘공연기획자’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었는데, 물론 저희는 프로듀서고 기획자예요. 하지만 프로듀서가 꼭 어떤 홍보, 마케팅, 행정을 대행해 주는 사람은 아니죠. 예술가들과 함께 창의성을 가지고 동료로서 예술 활동을 해나가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어요. 예술가들에게도 그런 작품 창작을 함께할 수 있는 기획 파트너들이 필요했던 시기이기도 했던 것 같아요.



프로듀서 공동체의 필요성, 그리고 기존의 플랫폼과 대비해 어떤 특징이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당시 아시아에는 제작 극장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제작 PD가 더 필요했어요. 그렇다면 프로듀서라는 것도 필요하겠다. 그리고 이 프로듀서의 역할을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라고 좀 확장해 보는 생각이 필요한 것 같아서, 한국에 있는 동료랑 함께 고민해서 아시아 친구들에게 제안을 해봤어요. 


‘이런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들이 모인 플랫폼을 한번 만들면 어떨까?’ 했는데 모두가 동의한 거죠. 그래서 한국, 대만, 호주, 일본의 프로듀서들이 모여 <아시아 프로듀서 플랫폼 (APP)>을 시작했어요. 1년에 한 번씩 APP 캠프라는 걸 하고 있고, 올해까지 10년이 됐죠.

그리고 프로듀서 일을 하면서 동료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대부분이 독립 프로듀서인데, 사실 독립이라는 건 혼자 한다는 거고, 좀 외로울 수 있잖아요. 그럴 때 같은 고민을 가지고 의지할 수 있는 동료들이 많다는 것은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힘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프로듀서 모임이 지속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한국에서도 <더 프로듀서>라고 하는 모임을 만들었었어요. <더 프로듀서>는 지금은 지속하고 있지 않지만, 저는 지금도 한국의 독립 프로듀서들이 함께 모이고 APP에 함께 참여할 수 있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걸 좋아하고 있어요.



external_image

아시아 프로듀서 플랫폼 캠프 사진 ⓒAPP



인터뷰에서 말씀해 주시는 내용이나 프로듀서님의 각종 칼럼을 보면 ‘독립’이라는 키워드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독립’이라는 단어에는 어떤 중요한 의미가 있을까요?

‘독립’은 DOT의 이름을 지은 이유와도 관련이 있어요. 도트(Dot)는 점이라는 의미잖아요. 그리고 점은 하나 딱, 찍혀 있는 점이잖아요. 저는 요즘 세상이 거대한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된 공간이라고 느껴지거든요. 큰 원 안에서 우리가 나가지 못하고 있는, 약간 트루먼 쇼 같은 느낌인 거죠.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살아간다는 건 굉장히 통제되어 있기도 하고, 나의 의지보다는 시스템에 의해 방향이 결정되는 방식으로 세상이 구축되어지고 있다고 느껴요.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세상 속에서 하나하나 점처럼 독립적으로 존재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점과 점은 연결될 수 있고, 또 다른 점과 연결되면서 다양하게 연결되어서 만들어진 선은 서로 교차하잖아요. 국내에, 또 해외에 독립적으로 서 있는 점들이 서로 의지하고 연결되면서 그 연결이 확장되고 다양한 모양을 가질 수 있는 거죠. 이런 시스템 안에서 우리는 점처럼 독립적으로 서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프로듀서그룹 DOT라고 이름 지었어요. 저한테는 독립성이 굉장히 중요하지만, 하늘 아래 나 혼자인 것처럼 고집스럽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주체들이 서로 의지하면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서로 의지함을 통해 독립성이 더 강해지면서 건강하고 다양한 생태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저에게는 독립성, 그리고 잘 독립하고 잘 의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독립 프로듀서라고 하지만 정부 지원이나 메세나 같은 외부 요소가 있다면 외부 의견이나 요구에서 완전히 독립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내가 원하는 예술과 원하는 예술이 합치되지 않을 때는 어떻게 대응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나요?

안 하죠. (웃음) 기본적으로 지향하는 것이 굉장히 다르다면, 그런 사람들과는 함께 진행하지 않아요. 저는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예술을 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는 예술의 철학, 예술의 일과 다른 요구를 한다면 하지 않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게 제가 원하는 방식대로 가지는 않잖아요. 그리고 방법론들이 굉장히 다양할 수 있고요. 


단순한 예를 들자면, 내가 하고 있는 예술 활동에 대한 설명을 구구절절 설명하고 싶지 않은 예술가들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이 예술가의 작품을 초청한 극장은 관객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일종의 서비스를 해야 하거든요. 이런 경우에는 끊임없이 조율하죠. 조율하고, 무엇이 중요한지 설득하죠. 하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지켜야 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가장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만약 그런 요구가 충분히 합리적이고 우리의 가치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면, 외부에서 제시한 방법보다 훨씬 더 창의적이고 이 작품이 살아날 수 있는 그런 방법들을 계속 찾아나가는 거죠. 그래서 끊임없이 조율하고, 대화하고, 창의적인 방식을 찾아나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번 SPAF 공연작인 <에너지_보이지 않는 언어>, <문화공간 예술텃밭-기후변화 레지던시>처럼 DOT의 활동들은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지속가능성이라는 키워드가 중심이 된 이유나, 아니면 요즈음 가장 중심으로 생각하는 주제나 키워드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제가 예전에 작업을 할 때는 형식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새로운 형식, 뭔가 새로운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죠. 축제를 기획하면서도 이머시브한 방식**의 작업이나, 한국에서 하지 않던 컨템포러리 서커스 등을 하려고 했어요. 그런 시기가 지나고 최근 10년 동안에는 형식에 대한 질문에서 예술이 이 시대에 무엇을,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거죠. 나이가 들면서 세상을 좀 더 폭넓게 바라보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세상의 여러 가지 문제나 이슈 같은 것들이 더 많이 보이게 되면서 예술이 무엇인지 질문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주제에 대한 고민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지역 간의 갈등, 성별 간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이 점점 심화되면서 사회가 서로를 구분하고 분리하고 있고, 그 안에서 혐오가 만들어지거든요. 이런 나눠지고 쪼개진 사회에서 예술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질문을 하면서 경계에 대한 질문도 많이 가지게 되었고요. 도시, 경계, 혐오, 기술 시대와 기술사회의 사유화 같은 주제를 계속 생각하고 있습니다.



external_image

기후변화 레지던시 사진_에너지_보이지 않는 언어 ⓒ황호규 



2020년부터 예술텃밭과 함께 <기후변화 레지던시>를 하게 되었는데, 환경과 같은 부분에는 원래부터 조금씩 관심은 가지고 있었지만, 깊은 고민을 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다가 코로나 기간에 <기후변화 레지던시>를 준비하면서 예술가들과 함께 6개월 동안 정말 많은 공부와 리서치를 했죠. 그러면서 이 기후 변화라고 하는 것이 단순한 기후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 우리 세상의 자본주의 시스템이나 지구의 비인간 거주자들의 삶에도 굉장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그러면서 아까 말한 도시의 경계, 기술사회와 같은 것들이 지속가능성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사실은 이 주제들이 종합적으로 엮여 있어요. 정리하자면, 제가 관심 있어 하는 주제는 지금 시대인 거죠.



external_image

에너지_보이지 않는 언어 포스터 ⓒ지연X전환



다음 질문입니다. 예술 분야 프로듀서에게 중요한 역량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일단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을 좋아하고, 예술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하겠죠.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을 믿는다는 건 또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예술을 독립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안에서의 예술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사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나는 이 예술을 통해 어떤 것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사유하는 태도가 필요한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사유하는 것과 비슷할 수도 있지만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해요. 모든 것을 당연하게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에 의문을 가져보는 거죠. 의문을 가지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고, 다른 관점으로 사고해 볼 수 있게 되거든요. 내가 어떤 기획을 하면서 예술가들과 작업을 할 때, 이 예술가와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에 대해 다시금 의문을 가져봐야 할 거예요. 이 작품은 왜 필요하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도요. 협업할 때도 마찬가지로 왜 그것이 필요한지, 더 좋은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지 질문을 스스로 해보는 거예요. 특히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에게는 더욱 질문이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세상에 관심이 많아야 할 것 같아요. 세상에 관심이 있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알고 싶고, 알고 싶은 만큼 공부하고, 공부하는 만큼 할 수 있는 게 많거든요.



기획자라고 하면 생각나는 키워드가 ‘창의적이다’인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그 키워드에 매몰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감정을 느꼈을 때는 어떻게 극복하거나, 다른 생각을 가져보는 게 좋을까요?

창의적이라는 건 갑자기 가만히 앉아있는데, 번개가 내리꽂듯이 내 머리에 갑자기 번뜩하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이런 게 아니거든요. 창의적이라는 것도 결국 질문과 같은 것 같아요. 계속 궁금해하고 호기심이 있어야 찾아볼 텐데, 세상에 궁금함이 없으면 창의성을 발휘할 수가 없어요. 예술가들의 홍보, 마케팅, 행정을 대행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먼저 제안하고 어떤 일이 필요한지 의견을 낼 수 있는 사람이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인데, 그렇게 하려면 계속 공부를 할 수밖에 없어요. 결국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가들과 함께 예술을 확장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내 생각이 있어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는 질문과 공부가 필요한 거죠.



마지막 질문입니다. 예술 분야 프로듀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는 예술 분야 공공기관이 별로 없었어요. 예술 경영을 전공할 수 있는 학교도 없었고요. 그래도 20대의 사람들이 공연 예술 현장, 특히 축제에서 많은 일을 했었거든요. 축제의 자원봉사자에서 인턴으로, 스텝으로, 기획자로 성장해 온 사람들이 매우 많아요. 그런데 요즘은 예술재단이 굉장히 많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기획자를 지망하는 사람들이나 예술경영 전공자들도 어느 재단에서 일해야겠다는 길을 먼저 택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그런 것보다는 현장에서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만약 나는 예술 행정을 하면서 예술 현장을 지원하고 싶다고 하면 예술 행정을 배우는 게 맞겠지만, 좀 더 예술가들과 가깝게 지내며 다양한 일들을 하고 싶다면 한번 현장에 부딪혀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여전히 축제는 자원활동가를 모집하고, 여전히 많은 예술 단체는 기획자가 필요하거든요. 예술계는 많이 열려 있어요. 그렇게 도전하고 부딪히면서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각주] 

*컨템포러리 서커스: 현재 대중이 가장 익숙하고 친숙하게 즐기고 있는 서커스. 전통적인 서커스 곡예에 연극, 무용, 음악 등 타 장르를 결합시켜 미적인 요소에 상징과 메시지를 담은 공연. ‘뉴 서커스’라고도 함.

**이머시브(Immersive): 작품의 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는 뜻으로 관객이 배우와 함께 연기하는 형태의 연극.






external_image








>프로듀서그룹 DOT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