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탐방
[아티(ATI) 기업탐방] 유니버설아트센터
대한민국 발레의 역사가 되다
유니버설아트센터 문훈숙 이사장
유니버설아트센터와 유니버설발레단은 예술의 영역에서 혁신과 도전을 추구하는 기관으로,
그들의 열정과 창의성을 통해 다양한 예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 두 기관을 책임지고 있는 문훈숙 이사장은 대한민국 발레 역사의 증인으로,
그동안 우리 문화예술계의 변화와 발전을 경험해온 분입니다.
예술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가고 싶다는 문훈숙 이사장을 만나 문화예술인으로서의 비전을 들어보았습니다.

유니버설아트센터 문훈숙 이사장
안녕하세요. 유니버설 아트센터와 유니버설 발레단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는 현재 기획공연을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아트센터의 운영과 관리, 대관 업무 등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민원 관리 및 시설 개선을 위한 작업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유니버설 발레단에서는 레퍼토리 선정부터 새 단원 오디션 등 예술적인 결정들을 내리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요. 발레단의 스타일과 예술성을 유지하고 개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한, 발레단의 무용수들과 직원들이 더 높은 수준의 예술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유니버설 아트센터&발레단 건물, 유니버설 아트센터 공연장 ⓒUniversal Ballet
‘대한민국 발레 역사의 산증인’, ‘영원한 지젤’, ‘발레리나들이 가장 존경하는 발레리나’ 등 단장님을 소개하는 다양한 수식어가 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수식어는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수식어는 ‘대한민국 발레 역사의 산증인’입니다. 한국에 왔을 당시 국립발레단이 존재했지만, 상황은 매우 열악했고 대중의 발레에 대한 이해도 역시 부족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초의 민간 발레단인 유니버설 발레단이 설립되었고, 유니버설 발레단의 활동이 한국 발레의 발전을 견인해왔습니다. 이러한 역할을 통해 저도 한국 발레 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고요. 저는 한국 발레의 발전을 지켜보고 직접 경험한 사람으로서 이제는 역사와 미래를 이어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발레 역사의 산증인’이라는 수식어가 제 역할과 경험을 잘 반영한 것 같아서 마음에 듭니다.
발레에 대한 열정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어떤 경험 또는 순간이 단장님을 예술의 길로 인도했나요?
어린 시절, 토슈즈를 처음 신었을 때였던 것 같아요. 처음 발레를 배우면 토슈즈를 신기 위해 발가락과 발목, 다리 힘을 기르는 훈련을 1~2년 동안 합니다. 저는 반짝이는 토슈즈를 가지고 언젠가는 신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토슈즈를 신고 발끝에 올라선 순간, 마치 세상 위에 떠 있는 듯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 순간의 감동으로 발레에 대한 열정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예술의 길은 제가 스스로 결정한 것은 아닙니다. 아버지께서 리틀엔젤스 예술단을 운영하고 계셨기 때문에, 무용을 배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제 의지보다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던 거죠. 발레를 취미가 아닌 전공으로 선택해서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을 때는 제 능력에 대한 불안과 의문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항상 아낌없는 격려와 지지를 해주셨고, 좋은 선생님과 동료들을 만나며 예술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결국은 어떻게 보면 저의 의지보다는 인생이 저를 이 길로 인도한 것 같습니다.
무용수로 활동하시다가 발레단 단장 역할을 맡게 되었을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이 두 역할은 마치 물과 기름처럼 완전히 다른 성격과 책임을 요구했기 때문에 단장 겸 현역 무용수로 활동할 때는 힘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무대에 선 발레리나는 오로지 무대에 집중해야 하지만 단장은 발레단의 운영, 인력 관리, 예산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또 저는 굉장히 내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단장 역할을 맡으면서 대중과 단원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큰 스트레스였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적응하게 되었고, 단장으로서 사명감이 있었기에 역할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무용수로서 은퇴 후, <해설이 있는 발레>로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어떤 계기로 기획하게 되셨나요?
은퇴 후 CEO 모임에도 참여하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발레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발레는 비싼 예술이며 지루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무용수의 시각이 아닌 관객들의 시선에서 발레를 바라보고자 했고, 이를 위해 <해설이 있는 발레>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해설이 있는 발레>는 공연 시작 전 작품 내용과 발레 동작의 의미 등을 관객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처음에는 이런 형태의 공연을 하는 곳이 전 세계적으로도 없어서 망설였어요. 그러나 3년 동안 심사숙고한 끝에 결정을 내렸고, 결과적으로 정말 좋은 반응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관객들이 발레에 대한 갈증과 요구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관객들의 인식이 변해가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해설이 있는 발레> 해설중인 문훈숙 단장 ⓒUniversal Ballet
지난 6월, 유니버설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강미선 발레리나가 발레계의 최고상인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우수 여성 무용가상을 수상했죠. 선배 발레리나이자 발레단의 단장으로서 소회가 남다르셨을 것 같습니다.
강미선 발레리나는 국내에서만 활동했지만, 유니버설 발레단에서 활동하면서 수많은 해외 공연을 다녔기 때문에 전 세계 무대를 경험한 무용수입니다. 이번 수상을 통해 유니버설 발레단과 함께 성장한 무용수로서의 노고와 노력이 인정된 것 같아, 단장으로서 굉장한 기쁨과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글로벌 인지도도 향상될 수 있었고요. 강미선 발레리나에게 감사하고, 그녀의 미래 발전을 더욱 기대하며 앞으로의 활약을 응원합니다.
또한 강미선 발레리나가 한국 창작 발레 작품인 <미리내길>로 상을 받았다는 것도 크게 주목할 만한 부분인데요. 이것은 한국 발레가 세계 무대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증거이며, 한국 발레의 현재 위치와 미래 비전을 대표하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이번 수상은 후배 무용수들에게도 큰 영감을 줄 것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무용수들이 국제무대에서 빛나는 모습을 보여 한국 발레의 미래를 더욱 밝게 만들어 나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1984년에 창단된 유니버설 발레단이 어느덧 4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역사와 함께하면서 수많은 변화와 성장을 목격하셨을 텐데요. 40주년을 맞이한 소회와 소감이 궁금합니다.
유니버설 발레단이 40년 동안 겪어온 성장과 변화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습니다. 제 소회와 소감을 말하자면, 가장 먼저 큰 감사함을 느낍니다. 무엇보다도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예술에 종사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또한 세계적인 대가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고, 해외에서 우리나라 발레를 소개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에 큰 감사함을 느낍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40년 동안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하며 한국 발레 예술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유니버설 발레단 <돈키호테> 공연 사진 ⓒUniversal Ballet
오랜 세월 한국 발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오셨는데요. 단장님께서 예술을 통해 얻은 가장 소중한 교훈은 무엇인가요?
제 경험을 통해 얻은 가장 소중한 교훈은 자기 자신을 믿고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예술을 통해 표현하거나 공연할 때 완벽을 추구하거나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며 힘들게 노력하는 것보다는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고 즐기는 것이 더 큰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무대 위에서 완벽을 추구하고 잘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깊이 고민했던 시간이 있습니다. 그로 인해 후회한 적도 많았고요. 그러나 오랜 경험을 통해 자신을 믿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순간이 더 값지고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랫동안 봉사 활동을 지속해 왔고, 지금도 활동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놓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유니버설 발레단은 ‘예술을 위하고 예술을 통해서 위하는 삶을 살자’는 미션과 ‘예천미지, 천상의 발레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자’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술은 단순히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을 통해 세상을 더 나아지게 만들려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예술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술을 통해 사회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며, 사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예술가로서 저의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사회적인 책임을 통해 예술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술을 통해 세상을 더 아름답고 풍요로운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단장님께서는 일상에서 예술가로서의 역할과 개인적인 삶을 어떻게 조화롭게 유지하시나요? 예술가로서의 열정과 휴식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A. 최근 몇 달 동안 저는 체중 감량에 집중해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들었습니다. 체중을 현역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조절하기 위해, 영양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섭취량을 조절했는데요. 이렇게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며 일상을 균형 있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잠을 충분히 자려고 노력하며,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충분히 가지려고 합니다. 휴식을 취하면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저에게는 무척 중요한데요. 예술가로서 열정을 추구하면서도 일상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요가와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요가를 통해 몸의 유연성과 균형을 유지하면서 명상을 통해 내면과 소통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예술가로서 열정과 창조적인 활동을 지속하면서도, 내면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
단장님은 앞으로 어떤 예술적인 목표를 가지고 계시나요?
살이 빠지고 나니까 다시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현재는 일이 너무 많아 도전해 보긴 어렵습니다. 그리고 내년에 유니버설 발레단 40주년을 맞이하게 되어서 그 해를 의미 있게 준비하고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40년을 준비하며 미래에도 의미 있는 작품과 활동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정상에 올라가는 것도 힘들지만, 정상을 유지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그 과정을 준비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청년 예술가들에게 남기고 싶은 조언이나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손흥민 아버지가 쓰신 책에서 읽은 건데 그 책에 이렇게 적혀있어요. ‘부모는 아이의 성공보다는 성장에 집중하고, 아이들은 기술만 배우지 말고 인품과 인격, 인성을 위해 투자하라. 그리고 자신감을 가지되 겸손해라’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감사하라는 말을 저도 하고 싶어요. 저희 아버지도 늘 그런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그때는 잘 몰랐어요. 이해를 못 했는데,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 다음부터는 아무리 힘들고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도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더라고요.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길 바랍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유니버설 아트센터 또는 유니버설 발레단이 바라는 인재상은 무엇인가요?
함께 일할 수 있는 인재, 소통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분들,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를 가진 사람들이 이곳에 적합한 것 같습니다.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는 은퇴할 나이가 됐는데도 계속 춤을 춰요. 그분께서 “나는 아직 학생이고, 지금도 배울 것이 많다.”고 말씀하셨어요. 은퇴할 나이가 되었어도 여전히 배움의 자세를 가진 거죠. 유니버설 아트센터와 발레단이 찾는 인재 역시 자신을 끊임없이 발전시키며 새로움을 추구하는 분들입니다. 열정이 있으면서도 타인과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열린 마음과 성숙한 인격을 가진 분, 또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도전 정신을 가진 분이 우리가 찾는 인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