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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ATI) 기업탐방] 빈체로

작성자 : 이지원 조회수 : 1,190 2023-11-17



누구나 전 세계 클래식의 전율을 느낄 수 있도록, 빈체로!


빈체로 송재영 본부장

 


클래식은 언제나 시대를 초월한 감동을 선사한다. 

때로는 잔잔하고 고요하게, 또 때로는 화려하고 웅장하게 들려오는 클래식의 다채로운 매력은 

우리를 신비로운 세계로 빠져들게 만든다. 

더욱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아티스트의 공연을 눈앞에서 마주한다면 그 감동은 배가 된다. 


빈체로는 세계 정상급 클래식 음악가의 내한공연을 주로 기획하는 공연 전문기업으로, 

95년 창립 당시 해외 오케스트라 공연이 드물었던 때부터 순수 클래식의 외길을 고수하고 있다. 

해외 유명 아티스트를 초대하고 무대에 설 때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사람, 

좋아하는 클래식을 직업까지 삼은 행복한 ‘덕업일치’의 주인공인 송재영 본부장을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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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체로 송재영 본부장



안녕하세요. 빈체로는 어떤 기업인지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빈체로 공연사업본부 본부장 송재영입니다. 빈체로는 1995년 설립되어 전 세계 오케스트라와 음악가의 내한 공연을 기획하는 공연 전문 기업입니다. 한국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매니지먼트 사업도 함께 하고 있어요. 현재는 한국의 정통 클래식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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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한 빈체로의 로고가 눈에 띈다.



빈체로는 매년 여러 해외 연주자나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을 기획하고 있는데요. 그 수도 많아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이러한 공연은 어떤 절차를 통해 기획 및 운영되고 있나요?

약 1-2년 전부터 한 해 공연 플랜을 미리 준비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저희가 아티스트를 찾아보거나 해외에서 제안이 들어오기도 해요. 빈체로는 워낙 오랫동안 클래식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보니, 신뢰를 쌓고 함께 하는 오케스트라도 많아요. 그래서 공연하기 2~3년 전부터 단체와 미리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반대로 상대측에서 다른 오케스트라를 추천해 주기도 합니다. 이후에는 개런티 등의 조건을 함께 의논하고, 전략회의도 합니다. 협연자와 협찬사 선정이나 홍보 전략, 티켓 오픈 등...정할 것들이 정말 많죠. 하나의 공연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는 치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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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체로의 2023 시즌 라인업 (빈체로 공식 홈페이지)



해외 아티스트와 협업 시 완벽한 공연을 위한 요구사항도 까다롭고 신뢰를 지키기 위해 수반되는 사항도 많을 것 같아요.

보통 유명한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을 기획할 때 공연 횟수를 결정해요. 네 번의 공연으로 결정했다면, 횟수만큼 여러 공연장에서 기획 공연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만약 네 번을 계약했으나 실질적으로 두 번의 공연을 하게 된다면 비즈니스에서의 신뢰가 깨지는 거죠. 해외 에이전시들이 빈체로를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가 해나가야 할 몫이에요. 빈체로가 이러한 믿음을 잘 쌓아왔기에 지금까지 좋은 공연을 해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관객 분들도 마찬가지예요. 갑작스러운 공연 취소가 반복된다면 관객과의 신뢰도 쌓을 수 없어요. 빈체로는 자연재해가 있지 않는 한 공연을 꼭 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이렇게 쌓아온 신뢰를 기반으로 더 좋은 공연을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오케스트라를 소개해도, ‘빈체로가 좋은 단체를 섭외해서 공연을 하는구나.’라는 신뢰를 가지고 공연을 보러 오시기도 하죠. 이게 저희가 계속 공연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생각해요. 해외와 국내 모두 신뢰, 즉 약속을 지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빈체로는 순수 클래식 공연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를 알고 싶어요.

“할 줄 아는 것이 이것밖에 없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는데요. (웃음) 95년도에 빈체로가 창립되었을 당시만 해도, 한국은 해외 오케스트라 공연이 드물었던 시대였거든요. 회사 입장에서도 수익이나 매출 역시 중요하기 때문에, 아카펠라 같이 클래식이 아닌 장르도 시도했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공연의 장르가 점차 다양화되고 세분화된 회사들도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그때 저희도 회사 운영에 있어 큰 고민을 했었습니다. 다른 회사들은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지만, 저희 대표님께서 우리는 어려울수록 정통 클래식을 특화해 나가자고 방침을 정하셨어요. 그때부터 클래식에 매진하면서 관객들과 신뢰를 쌓아가는 느낌도 있었고요. 그래서 ‘클래식은 빈체로’라고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도 많이 부족하지만, 꾸준하게 저희만의 길을 가고자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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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정명훈 &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공연 현장 (빈체로 제공)



공연 분야 중에서 클래식은 대중들에게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로 알려져 있기도 하잖아요. 최근 한국의 클래식 시장은 어떤가요? 본부장님의 견해가 궁금합니다.

클래식을 즐기는 분들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어요. 여러 경연 프로그램 등으로 클래식도 점점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정신 수양이나 마음이 차분해지는 데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더라고요. 이전에 클래식은 비싸고 마니아층만 즐기는 음악처럼 여겨졌는데, 현재는 많이 보편화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해외에서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이 승전고도 많이 울리고 있잖아요. 그런 부분이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한 몫 했다고 생각합니다. 


선의의 경쟁이 ‘윈-윈’ 효과를 낳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도 좋은 연주자들과 함께 좋은 연주를 많이 하거든요. 처음에 정명훈 선생님께서 초대 지휘자로 서울시립교향악단에 오셨을 때, 관객들의 반응을 걱정했었어요. 그런데 서울 시향의 공연을 본 관객분들이 오히려 다른 공연을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오케스트라에 따라 같은 곡도 느낌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어 다른 클래식 공연도 보러 가는 거죠. 오히려 선의의 경쟁을 통해, 관객 분들도 클래식의 매력을 더 자세히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본부장님은 빈체로에서 꽤 긴 기간 근무하셨는데요. 근무하며 기획했던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두 공연이 떠오르네요. 첫 번째는 제가 빈체로에 입사한 2004년에 처음으로 진행했던 공연이에요. 공연의 프로그램 북에 들어가는 가사 번역을 직접 했어요. 크리스트교가 가톨릭과 개신교로 나뉘잖아요. 개신교와 가톨릭의 글이 달라서, 같은 독일어 가사라도 의미가 다르더라고요. 이때 고생한 만큼 뿌듯했던 것 같아 가장 기억에 남아요.

두 번째로는 2015년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공연인데요. 이 오케스트라가 영국 음악 잡지 <그라모폰> 선정 오케스트라 순위 1위였어요. 이때 아시아 최초이자, 한국 단독으로 베토벤의 교향곡 전곡을 연주했던 공연입니다. 이런 공연이야말로 빈체로만이 해낼 수 있는 것 아닐까하는 자부심에 가장 인상 깊었던 공연으로 기억 속에 남아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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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본부장님은 어떻게 클래식 공연 기획의 길을 선택하게 되셨나요?

저는 어머님이 피아노 학원을 하셨기 때문에 음악에 익숙했습니다. 중학교 때는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처음 접했는데, 너무 인상 깊더라고요. 이 이후로 클래식의 매력에 빠졌던 것 같아요. 제가 관심 있던 많은 음악가들이 독일 출신이라 익숙하기도 했고, 한참 독일이 통일된다고 해서 쓸 일이 많겠거니 하고 독일어과에 입학했어요. 

제 첫 직장은 음반사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한 시간 보려 그 많은 돈을 주고 공연을 보러 가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가성비가 없는 것 같았거든요. (웃음)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초대권을 받아 공연을 보러가게 되었는데, 오케스트라 연주에 온몸에 전율이 오더라고요. 공연장에서 듣는 음악은 귀로만 듣는 게 아니라, 몸으로 느끼는 것임을 단번에 느꼈죠. 이게 연결이 되어 지금 빈체로에서 공연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비전공자라는 점이 일을 하는 데 있어 어떤 장단점을 가져왔는지도 궁금해요.

제가 일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음악 분야의 전공자가 많은 시대는 아니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전공자는 음악을 배웠기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가끔은 그 안에 갇힐 때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때에 따라 더 넓은 시야로 이 분야를 바라볼 수 있기도 해요.

저도 기획자이기 전에 음악을 좋아하는 애호가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음악과 그렇지 않은 음악이 있어요. 음반사에서 근무할 때는 홍보 담당자로서 카피를 써야 하는데, 쓸 수가 없더라고요. 모르는 음악은 배우면 되지만, 나에게 ‘호’가 아닌 음악은 글로 표현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때 참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본부장님은 좋아하는 취미를 직업으로 선택하셨잖아요. 흔히 취미가 일이 되면 흥미가 떨어진다고 하는데, 어떻게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 오래 일할 수 있었나요?

어떤 분들은 저한테 ‘덕업일치’를 했다고 말씀하는데요. 제 신조가 ‘우물을 파도 한 우물만 파자.’에요. 강한 사람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사람이 강한 거라는 말도 있잖아요. 제가 무슨 다른 재주가 있겠나 싶기도 합니다. 

저는 빈체로에서 20년 정도 근무하면서, 회사와 제가 함께 성장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감사하게도 제가 회사의 음악적 방향성과도 잘 맞아 오래 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클래식 공연계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클래식 시장에서 필요한 것은 영어입니다. 요즘은 어디서든 영어가 기본이라고 말들 하지만, 특히 저희는 해외 오케스트라와 접촉이 많아 언어가 더욱 중요하죠. 단순히 계약서 같은 공적 업무로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교감을 통해서 좋은 공연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교감을 위해서는 언어가 필수적이지 않나 싶네요.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과 애정이죠. 당연한 말이지만, 음악에 대한 지식은 기본 이상으로 가지고 있어야 일할 때 어려움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단단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언제든 최선을 다해 흔들림 없이 업무하는 태도가 필수적이지 않을까요? 다들 업계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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